생활건강
당장이라도 '똥' 분출될 거 같을 때… "이렇게 참아라!"
이해나 기자 | 정덕영 인턴기자
입력 2024/02/26 16:01
'급똥' 신호는 많은 양의 묽은 변이 직장(창자)에 차있을 때 나타난다. 서울송도병원 남우정 부장은 "변의 양과 굳기는 변의(便意·변이 마려운 느낌)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보통 직장에 200mL 이상의 변이 있으면 변의를 심하게 느끼게 되고 인간이 최대로 참을 수 있는 변의 양은 400mL 정도다. 단단한 변이나 고형변보다 묽은 변일수록 참기 어렵다.
대변을 참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남우정 부장은 "움직이지 않고 항문에 힘을 주고 있으면 복압이 직접적으로 항문에 전해지는 힘이 약화돼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먼저 다리를 꼬아 골반에 힘을 준다. 이 자세는 외괄약근을 조이는 데 도움을 준다. 무릎이 아닌 허벅지를 꼰 후 상체를 뒤로 젖히면 항문관과 직장관 사잇각을 좁혀줘 시간을 벌 수 있다. 장문혈을 누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문혈은 새끼손가락을 타고 내려오는 방향으로 손목에서 9~10cm 떨어져 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장의 문' 역할을 하는 혈자리다. 이 부위를 '5초 지압, 3초 휴식'을 지켜 눌러주면 효과가 있다. 15회 실시하고 손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 이 밖에 허리띠를 느슨하게 하기, 배를 따뜻하게 하기가 대변 참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변을 임시방편으로 막는 데도 한계가 있다. 미리 이런 상황을 예방하려면 식습관 등 평소 생활 습관을 돌아봐야 한다. '급똥'을 막기 위해서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식이섬유는 장내 수분을 흡수해 단단한 변은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묽은 변은 덩어리지게 한다.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찬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생활 습관을 고쳐도 대변을 참지 못하는 날이 많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음식을 섭취하는 대로 급하게 묽은 변이 나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일 수 있다. 혹은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장염이 있어도 묽은 변이 흔하게 나타난다. 당뇨가 원인일 수도 있다. 남우정 부장은 "당뇨와 같은 전신질환은 배변을 자제하게 만드는 골반저 근육이나 괄약근 약화, 장내 신경계통 이상을 유발해 묽은 변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