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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자는 20·30대 ‘약국 수면제’ 먹어도 될까?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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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20대 불면증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만8070명에서 2021년 2만4273명으로 34% 늘어 전체 평균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 60대 이상 노인 불면증은 고령화로 인한 인구 증가와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해 자연스럽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20대 등 젊은 층의 불면증은 취업난, 지나친 디지털 기기 사용, 카페인 섭취 등 사회적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의사 처방이 필요 없는 약국 수면제를 찾는 사람도 많은데 괜찮은 걸까?

◇약국 수면제, 부작용 적지만 오랫동안 몽롱할 수 있어

약국 수면제는 병원 처방 수면제와 비교했을 때 약효가 떨어진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약국 수면 성분 중 대표적인 건 디펜히드라민과 독실아민이다. 뇌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달라붙어 뇌 각성을 억제해 수면을 유도한다. 분자 크기가 작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로 이 성분들은 뇌혈액관문(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한 뒤 중추신경계(CNS)에 있는 히스타민 수용체에 달라붙어 뇌 각성을 억제한다. 수면까지 30분~1시간 이상 오래 걸리지만 내성이나 금단 증상은 거의 없다.

다만 아침에 중요한 일이 있다면 항히스타민 성분은 피하는 게 좋다. 약의 반감기가 9~12시간으로 길어 아침에 몽롱하기 때문이다. 아침 졸림 외에도 소변 곤란, 시야 이상, 입마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길초근 등의 생약 성분으로 만든 수면제는 부작용은 없지만 2~3개월은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처방약 성분보다는 불면증 원인 먼저 살펴야

병원 처방 수면제 중 대표적인 성분은 졸피뎀과 트리아졸람이다. 모두 향정신성 의약품(의존성이 있어 오남용이 우려되는 약물)이다. 두 약 모두 뇌의 가바 수용체에 달라붙어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억제해 잠이 들게 한다. 복용 후 15분 내 잠에 들며, 약의 반감기가 3~4시간으로 짧아 아침에 개운하다. 그러나 부작용 역시 무섭다. 졸피뎀은 몽유병·자살충동, 트리아졸람은 인지기능 저하 등이 보고된다. 이 두 약은 내성과 함께 약을 끊으면 불면증이 악화되는 금단 증상이 있기 때문에 1회 처방량을 28정으로 제한하고 있다.

내성이나 금단증상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트라조돈, 독세핀과 같은 성분을 처방하기도 한다. 원래 항우울제 성분인데 용량을 낮춰 수면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 약은 내성·금단 증상이 없지만 약의 작용 시간이 느리다. 그러므로 중간에 잘 깨는 식으로 불면증이 나타나는 사람이  복용하면 좋다.

불면증은 원인을 잘 살펴야 한다. 우울증·불안장애·통증·야간뇨·수면무호흡증·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잠을 방해하는 질환이나 증상 때문에 불면증이 있으면 수면제를 먹을 것이 아니라 해당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이러한 질환 없이도 잠이 안 온다면 잘못된 수면습관·수면인식·수면위생을 고치는 행동 요법부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