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동물처럼 '사족보행', 인간이 하면 운동 된다고? 사실은…

이슬비 기자 | 윤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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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로트 가수 유지나(55)가 사족보행을 본인의 건강 관리 비법으로 꼽아 화제다./사진=TV 조선 예능프로그램 ‘퍼펙트라이프’ 캡처
트로트 가수 유지나(55)가 본인만의 건강 관리 비법이라며 집안을 4족 보행으로 걸어 다니는 모습이 TV 조선 '퍼펙트 라이프'에 최근 방영됐다. 실제로 유지나가 한 동작은 크로스핏 등에서 하는 '베어크롤(Bear Crawl)' 운동과 비슷하다. 곰이 네발로 걷는 방식에서 착안해 만든 이 동작은 허리 건강과 코어 근육 발달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실일까?

허리에는 실제로 좋다. 강남나누리병원척추센터 임재현 병원장은 "인간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척추가 받는 부담은 더 커졌다"며 "사족보행 동작 자체는 허리에 부담을 덜어주는 동작이다"고 말했다. 네발로 걷게 되면 척추가 자연스럽게 눕게 되고, 척추뼈와 디스크에 가해지는 중력이 사라져 허리 건강에 긍정적이다. 또한 전신을 사용하는 운동인 만큼 근육 발달과 코어 근육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할 수 있어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다만, 의학적인 관점에서 사족보행은 득보다 실이 많다. 손목, 팔꿈치, 무릎 관절에 많은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임재현 병원장은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 어깨 등의 관절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며 "사람이 네 발로 걷는 운동을 하면 어깨, 팔꿈치, 손목 등의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평소 뼈가 약하거나 관절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네발로 걷지 않는 게 좋다. 건강한 사람도 과도하게 사족보행 운동을 하면 관절에 상처를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사족보행이 밑으로 쏠린 장기를 원위치로 돌려놓는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몸속에 고정돼 있는 장기들은 사족보행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평소 운동이 부족한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 임재현 병원장은 "과거에는 척추 수술을 하고 나서 네발로 걷는 운동을 추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부상 위험 때문에 병원에서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동작이 익숙하지 않거나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코어 근육을 기를 수 있는 다른 동작을 권장한다. 임재현 병원장은 "관절을 움직이지 않는 등척성 운동은 부상 위험을 줄이면서 동시에 근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부상 위험이 적은 플랭크나 브리지 동작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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