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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당근·오이' 같이 먹기 사양… 실제 궁합 안 좋을까?

이해나 기자 | 정준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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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왼쪽)이 유희관 해설위원(오른쪽)에게 당근과 오이가 궁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유희관희유’ 캡처
당근과 오이는 정말로 같이 먹기에 궁합이 안 좋은 식품일까?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유희관희유'에 올라온 '판타스틱 4차 한잔희유' 영상에서 유희관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게스트로 초대했다. 유희관 위원은 김태형 감독에게 애피타이저로 당근과 오이 스틱을 제공하며 "포차 느낌으로 핑거푸드(를 준비해 봤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를 본 김태형 감독은 "근데 당근하고 오이가 궁합이 안 맞는다더라"며 "같이 먹는 게 아니라던데?"라고 말했다. 정말 당근과 오이는 궁합이 좋지 않을까?

◇당근 속 효소, 오이 비타민C 산화시키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당근에는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효소가 있다. 이 효소는 오이의 비타민C를 산화시킨다. 비타민C는 '아스코르브산'이라고도 하는데, 오이 속 아스코르브산이 당근을 만나면 디히드로아스코르브산(산화된 비타민C)으로 바뀌는 원리다. 오이의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하고 싶다면 당근을 멀리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비타민C가 산화된다 하더라도 우리 몸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 몸이 정상적인 생리 조건에서는 산화형 비타민C를 환원형 비타민C로 전환해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두 비타민은 소장에서의 흡수 방식이나 호르몬 합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우리 몸은 정상적인 생리 조건에서는 두 비타민C를 얼마든지 전환해서 쓸 수 있다. 어떤 형태로 섭취해도 비타민C는 몸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당근과 오이를 같이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몸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산화스트레스(체내 활성산소가 많은 상태)가 심하거나 ▲당뇨 ▲패혈증이 있다면 체내 비타민C 전환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실 채소나 과일에 함유된 비타민 C는 수확할 때부터 끊임없이 산화된다. 산소, 열, 습도 자체가 산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스코르비나아제가 당근에만 들어있는 것도 아니다. ▲호박 ▲가지 ▲브로콜리 ▲시금치 등에도 이 효소가 있으며, 심지어 오이에도 들어 있다.

◇같이 먹어야 한다면, 당근 기름에 익혀야
당뇨나 패혈증 등으로 인해 몸의 비타민C 전환 기능이 떨어지거나, 충분히 건강함에도 영양에서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든다면 당근을 기름에 볶으면 된다. 아스코르비나아제는 열에 약해 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당근 속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영양소(기름과 함께 섭취했을 때 체내에 더 잘 흡수되는 영양소)다. 보통 당근을 생으로 먹으면 베타카로틴이 체내에 10%밖에 흡수되지 않지만, 기름에 볶아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60%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외에 당근과 오이에 식초를 첨가하면 아스코르비나아제의 활성도를 떨어뜨려 비타민C의 산화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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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과 오이를 함께 먹으면 당근 속 효소인 아스코르비나아제가 오이의 비타민C를 산화시킨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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