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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도 뚫어버리는 '거미 독'… "심장마비 치료 효과 보였다"

이해나 기자 | 정준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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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크가리깔때기그물거미의 독에서 추출한 Hi1a 분자가 심장마비나 뇌졸중 치료에 쓰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등장했다. 피펫으로 깔때기거미에서 독을 추출하는 모습​./사진=퀸즐랜드 대학교
물리면 5분 안에 사망할 수 있는 거미의 맹독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분자생명과학연구팀은 지난 17일 '호주크가리깔때기그물거미'의 독에서 발견된 분자를 활용해 약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발견한 거미 독 분자는 심장마비와 뇌졸중 치료제가 되기 위한 기준을 충족했다. 연구팀은 전임상시험을 통해 거미의 독에서 추출한 분자가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분자 이름은 'Hi1a'다. 거미 독의 Hi1a 단백질은 심장의 '산 감지 이온 채널(acid-sensing ion channels)'을 차단해 심장 세포 생존 가능성이 커지도록 돕는다. 산 감지 이온 채널이란 세포 밖 산성도의 변화에 반응해 이온의 통과를 허용하는 막 단백질이다. 공동 연구자인 글렌 킹 교수는 "Hi1a는 산소 부족으로 인한 세포 사멸을 예방해 심장마비와 뇌졸중 시 심장과 뇌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대부분은 심장마비와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심장에서 일종의 사망 신호가 전송되는데, 이는 장기로의 혈류가 감소해 심장 근육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을 말한다. 공동 연구자인 네이선 팔판트 교수는 "심장 근육에 산소가 부족해지면 세포 환경이 산성화되고, 이는 심장 세포가 죽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세계가 이 연구에 주목하는 이유는 현재 심장마비로 인한 세포 사멸을 막는 임상적으로 승인된 약물이 없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카리포리드(Cariporide)가 현재까지 임상 3상에 도달했지만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승인이 보류됐다. 때문에 Hi1a가 카리포리드만큼 심장 보호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더 주목받는 것이다. 팔판트 교수는 "Hi1a가 공격 중에 심장의 손상된 부위의 세포와만 상호작용하고 심장의 건강한 부위에는 결합하지 않아 부작용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테스트는 심장마비의 어느 단계에서 Hi1a를 사용할 수 있는지, 복용량은 얼마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호주크가리깔때기그물거미는 사람의 손톱도 뚫을 수 있는 2㎝의 강한 송곳니를 가진 거미다. 물렸을 때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5분 안에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독을 가졌다. 크가리는 호주 퀸즐랜드주에 위치한 섬으로, '프레이저섬'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이 연구는 '유럽 ​​심장 저널(The European Heart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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