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0대 직장인 최 씨는 지난해 송년회로 망가진 건강을 되찾기 위해, 헬스장에 등록했다. 최 씨는 "이번만큼은 원하는 몸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로, 유튜브를 보며 트레이너가 설명하는 운동법을 따라 두 시간씩 주 4일 운동을 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극심한 근육통이 회복되지 않았고, 갈색 소변이 나오는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 씨는 병원을 찾았고, 근육을 구성하는 성분들이 녹아 혈액을 통해 빠지는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았다.

횡문근융해증은 팔이나 다리 등 움직임이 있는 부위 골격근인 횡문근(横紋筋)이 말 그대로 '융해', 녹는 것을 말한다.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외상성, 비외상성으로 나뉘는데, 외상성 횡문근융해증은 강한 충격이 온 몸에 가해지는 사고 등으로 생기는 근육 손상을 말한다. 비외상성 원인으로는 과도한 운동이나 감염, 약물, 알코올 남용 등이 있다. 보통 운동할 때 가장 많이 유발된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이나 수분 섭취 없이 운동할 때 ▲음주 등으로 몸에 수분양이 줄어든 상태에서 과도하게 운동했을 때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대표증상으로는 근육 운동 후 지속적인 근육통과 붓기, 콜라색과 비슷한 갈색소변을 보는 것이 있다. 그 외에도 미열, 전신 무력감 등이 있다.


횡문근융해증으로 근육 괴사가 나타나면 손상된 근육 세포 내 미오글로빈, 칼륨, 칼슘 등 여러 물질들이 혈액으로 유입된다. 이 물질들은 배출을 위해 콩팥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콩팥을 망가지게 한다.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수액치료로 농도를 낮춰 치료가 가능하지만, 진단이 늦어지거나 콩팥 독성이 있는 약제 등을 같이 복용했다면 혈액투석이 필요한 중증 급성신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치료를 받아야 한다.

횡문근융해증을 예방하려면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갑작스럽게 근육이 놀라지 않도록 준비운동으로 근육의 피로도를 최대한 감소시켜야 한다. 근육의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방법에는 근력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수분 섭취, 적절한 휴식 등이 있다.

명지병원 신장내과 최혜민 교수는 "운동 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데도 심한 근육통이 지속되고 소변색깔이 마치 콜라와 같은 색을 보인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단순한 근육통이라 간과하고 방치하면 급성신부전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