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정신질환, 상담만 잘 받으면 된다고? '조울병'은 아냐

신은진 기자 | 도움말=여의도 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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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병은 반드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이기에 약물치료 효과도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정신과 질환이라고 하면 으레 우울증을 떠올려서일까. 적잖은 사람이 상담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병이 낫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질환도 질환 나름이다. 치료제 복용이 치료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신과 질환은 많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양극성 장애'다. 양극성 장애는 흔히 조울증, 조울병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병이다.

◇조증과 우울증 오가는 병
양극성 장애는 상당 기간 우울하거나 들뜨는 기분이 지속되는 정신장애를 말한다. 말 그대로 '조증'과 '우울증'이라는 양 극단을 왔다갔다하는 병이다.

증상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우울증이 먼저 나타나기도 하고, 조증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단순한 감정 기복과도 다르다. 보통 기쁜 일은 2~3일, 슬픈 일도 1주일 정도면 사라지는데, 양극성 장애는 그 기간이 더 오래간다. 들뜬 기분이 1주일 이상, 우울함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아무 이유 없이 2~3일 이상 기분이 들뜰 때는 양극성 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최우선 선택은 '약물'… 초기 약물치료 잘하면 약 완전히 끊기도 가능
많은 사람이 정신과 치료는 상담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양극성 장애는 아니다. 조울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일반인보다 과하게 또는 적게 분비되어 발생해서 생기는 문제라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양극성 장애는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의 문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상담치료나 행동치료 등은 외부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생기는 불안증이나 공황장애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정신과 약에 대한 막연한 부작용 때문에 약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병을 키우는 행동이다. 양극성 장애는 처음 발병했을 때 1~2년 꾸준히 약을 먹으면 약을 끊고, 관리만 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약을 제대로 먹지 않아 약을 완전히 끊을 기회를 놓친다.

물론, 약을 복용한 후 부작용이 생길 수는 있다. 모든 약은 치료효과와 부작용이 공존한다. 부작용 때문에 불편하다면, 의사와 상의해 약을 변경하거나 용량을 줄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전문가인 주치의를 믿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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