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일반

피자 먹다 쓰러져 사망한 英 남성, 재료로 쓰인 ‘이것’ 원인

전종보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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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땅콩 알레르기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한 제임스 앳킨슨 / 사진= BBC
4년 전 피자를 먹다가 쓰러져 사망한 20대 영국 남성의 사인이 ‘땅콩 알레르기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밝혀졌다. 경찰은 음식점 측이 사고가 일어나기 얼마 전부터 재료를 바꿔 해당 음식에 땅콩 가루를 넣기 시작했으나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8일(현지 시간) BBC, 가디언, 더 미러 등 영국 언론은 2020년 7월 사망한 뉴캐슬대학생 제임스 앳킨슨의 사인이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최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앳킨슨은 친구와 함께 한 음식점에서 피자, 커리와 몇 가지 인도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다. 과거 땅콩 알레르기로 인해 입원한 경험이 있던 그는 평소 자신이 먹을 음식에 땅콩이 들어갔는지 인터넷에 검색해왔으며, 이날도 땅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뒤 주문을 진행했다.

그러나 앳킨슨은 배달된 피자를 먹자마자 숨을 헐떡이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그는 즉시 구급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으며, 함께 있던 친구에게 알레르기 응급약 ‘에피펜(에피네프린 주사제)’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증상을 가라앉히기 위해 세 차례 아드레날린을 투여한 뒤 앳킨슨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앳킨슨은 구급차로 옮겨졌을 때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그는 이송되기 전 구급대원에게 “숨 쉬기 힘들다. 죽을 것 같다”고 말하는 등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혼수상태로 이송된 앳킨슨은 병원에 온지 약 40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그가 4분 만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이미 심각한 뇌손상으로 인해 글래스고 혼수 척도 3점(의식이 가장 낮은 상태)에 해당되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사건 조사를 맡은 병리학 전문가 제니퍼 볼턴 박사는 지난 5일 열린 조사 결과 청문회에서 앳킨슨이 땅콩 섭취로 인한 아나필락시스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앳킨슨이 주문한 음식에서 많은 양의 땅콩이 나왔으며, 앳킨슨의 위장에서도 땅콩 성분이 확인됐다. 의사 결정 능력에 영향을 줄 정도의 알코올이나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볼턴 박사는 “10년 전 땅콩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앳킨슨은 알레르기 증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며 “호흡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죽을 것 같다’고 말했을 것이다”고 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식품표준청(FSA) 지침에 따라 모든 음식점에서 메뉴에 알레르기 정보를 표기해야 한다. 경찰은 해당 음식점이 사고가 일어나기 얼마 전부터 피자에 땅콩 가루를 사용하기 시작했음에도 바뀐 정보를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앳킨슨의 아버지는 “2백만명이 넘는 영국 사람이 음식 알레르기 진단을 받았고, 그 숫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모든 사람이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음식을 주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모두 주문한 음식에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포함돼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