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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 후 설사’로 변비 해결… 괜찮은 걸까?
오상훈 기자
입력 2023/12/28 20:00
알코올은 여러 이유로 설사를 유발한다. 변비가 심한 사람은 숙취가 반갑기까지 하다. 그런데 과음 후 설사로 변비를 극복해도 괜찮은 걸까?
과음 후 설사가 나오는 까닭은 알코올이 장 점막의 융모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변은 융모가 장내 음식물의 수분, 영양소 등을 흡수한 뒤 남은 찌꺼기라 볼 수 있다. 알코올이 장 점막 융모를 자극되면 흡수 기능이 떨어져 변이 묽어진다.
이외에 알코올이 소화액 담즙 분비를 방해하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면 십이지장에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흡수율이 감소해 설사를 유발한다. 또 알코올은 당의 일종은 자일로스의 흡수를 방해하는데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음주 후 설사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평소 변비가 심한 사람에겐 술을 마시는 것이 묵은 변을 내보내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일시적으로는 배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변비가 악화할 수 있다. 알코올은 체내 분해과정에서 탈수작용을 해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음주 후 원치 않는 배변 변화로 고통 받는 경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알코올을 먹지 않는 것이다. 알코올 섭취 후 설사는 심한데 알코올 섭취 제한이 쉽지 않다면 카페인이라도 줄이는 게 좋다. 카페인은 결장의 수축을 자극해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술을 마실 때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위장에 있는 음식은 알코올의 흡수를 늦추고 알코올이 장 내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단 소화가 오래 걸리는 기름진 음식은 예외이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