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핫한 약물 기술이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이 기술을 가지고 국내 기업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는 10조 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 몇 년간 해외로 기술 이전한 누적 계약 규모만 거의 10조 원에 달한다.
항체-약물 접합체(ADC)는 항체의 특정 부위에 독성 약물(페이로드)이 결합한 항암제 기술을 말한다.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공격해 ‘크루즈 미사일’이라고도 불린다. 항암 효과와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 시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유방암 항암제인 ‘엔허투’가 ADC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치료제로, 엔허투는 유방암 치료제에서 꾸준히 적응증을 확대하며 ADC 치료제의 치료 범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는 ADC 분야에서만 총 13건의 기술이전과 옵션 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누적 계약금액은 8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달 얀센과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이전 규모는 최대 2조 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데, 과거 ADC 기술이전 계약 규모를 모두 합치면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인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 바이오텍과 'LCB84(Trop2 ADC)'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로열티를 제외한 계약 총액은 17억 2000만달러(약 2조 2000억원)이다. 계약금이 약 1300억원, 단계별 마일스톤은 약 1조9000억원 등이 포함된다.
SK증권은 이번 계약에 대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이전 계약 규모 가운데 가장 큰 계약으로, 최근 활발했던 ADC 관련 글로벌 빅파마들의 기술 이전과 인수합병(M&A) 트렌드에 부합한다"면서 "레고켐바이오가 글로벌 ADC 시장에서 입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추가 ADC 플랫폼과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들의 성과가 순차적으로 확인되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도 레고켐바이오는 ADC플랫폼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인 암젠에 기술이전 한 바 있다. 당시 기술 이용료와 임상개발 및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 등 최대 1조 6050억원과 별도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암젠은 자체 보유 항체와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5종류 암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ADC 치료제를 만들 계획이며, 암젠은 이에 대해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갖는다.
현재 ADC 의약품 시장 규모는 13조원 정도에 달한다.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은 11개로 림프종, 고형암 등 주로 항암제로 사용되고 있다. 로슈, 일리아릴리, 나노피, 화이자, 애브비 등도 글로벌 바이오텍들과 ADC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