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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매년 건강검진 시기가 되면 이런 저런 ‘수면내시경 후기’가 들린다. “마취약에 취해 나도 모르게 이상한 말들을 늘어놓았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의도와 상관없이 몸을 움직여 의료진의 제지를 받았다는 이들도 있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걸까?

수면내시경 검사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환자를 진정시켜 진행하는 검사다. 엄밀히 말하면 ‘진정내시경’ 검사가 맞다. 보통 ‘미다졸람’이라는 진정제를 써서 환자를 진정상태로 만드는데, 이 약을 투여하면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근육 등 신체가 진정돼 반사작용이 감소한다. 환자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옆으로 돌아누우라’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몸을 움직이기도 한다. 의식이 깨어 있는 정도는 주사제의 종류·용량과 환자의 체중·나이, 시술 시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내시경 검사 후 횡설수설하는 현상은 진정제가 본래와 다른 작용을 일으키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의학적으로는 ‘역설반응’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미다졸람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알코올, 나이, 성별, 성격 등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할 뿐,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심한 움직임, 헛소리 등이 대표적 증상이며, 한 번 역설 반응을 경험하면 다음 검사 때도 역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역설반응이 걱정되거나 과거 수면내시경 중 심한 난동을 부린 경험이 있다면 사전에 의료진과 상의해 약제를 줄이는 것이 좋다. 미다졸람 역설반응을 보인 사람에게 약제량을 2mg 이상 줄여 투약한 결과, 역설 반응이 크게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다른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프로포폴은 미다졸람과 다른 방법으로 진정 효과를 내기 때문에 역설반응이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폴을 투여한 후 내시경 검사를 받을 경우 병원 규정에 따라 소화기내과 의사와 마취과 의사가 동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