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평소보다 심한 숙취, 암의 징후라고?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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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심한 숙취를 자주 겪는 사람은 겪지 않는 사람보다 암 발병 위험이 크다. 반대로 암에 걸린 사람은 평소보다 숙취가 매우 심할 수 있다. 숙취와 암, 어떤 관계인 걸까?

술을 마셔 몸속으로 들어온 알코올은 독성 없이 완전히 배출되는 물질로 분해되기까지 크게 두 번의 단계가 필요하다. 먼저 간에서 알코올분해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된다. 다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아세트알데하이드분해효소(ALDH)로 아세트산과 물로 분해되고 나서야 독성이 없어진다.

특히 중간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독성은 치명적이다. 세계보건구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위암,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직장암, 유방암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알코올을 하루에 50g(맥주 500ml 2잔, 막걸리 760ml 1병, 소주 360ml 2/3병, 또는 위스키 3잔 정도의 양) 섭취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모든 암 발병 위험이 2~3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바로 숙취를 유발하는 핵심 물질이다. 숙취가 심하면 체내 이 물질이 잘 분해되지 않거나 분해할 수 있는 허용 범위를 넘었다는 뜻이다. 당연히 암 발병 위험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 연구 결과, 과음 후 숙취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은 숙취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보다 암 발병 위험이 1.3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도 숙취를 심해지게 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뉴질랜드에서 20대 여성 포피 베글리이 심한 숙취로 고생하다가 정밀 검사를 받아본 결과 '호지킨 림프종'이라는 암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베글리는 "갑자기 술을 두 잔 정도 마시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취하기 시작했고, 서너 잔 정도 마시면 몸이 아파왔다"며 "술을 마시면 발진, 구토, 심한 숙취를 느꼈지만 무시하다가, 피를 토하기 시작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숙취가 심해진 이유로는 암 외에도 간질환, 체질 변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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