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30대 의사 뇌출혈로 쓰러져… 삶의 끝에서 5명 살리고 떠나

오상훈 기자

이미지

고 이은애(가운데) 교수의 전공의 시절 모습./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재직중이던 이은애(35) 교수가 환자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서울성모병원은 이은애 교수가 지난 6일 심장과 폐장, 간장, 신장 2개를 환자들에게 기증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3일 여의도 인근에서 지인들과 식사 중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행인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뇌출혈(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았다. 

이 교수의 보호자는 담당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을 해도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는 소견을 듣고, 중환자실에서 보존적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경과는 호전되지 않았고 안타깝게도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현실에 괴로웠지만 아픈 환자를 돌보기 위한 사명감으로 의사가 되었던 고인의 뜻을 잇고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이 교수의 아버지는 “뇌사라는 말을 믿을 수 없어 깨어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았다”면서도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업으로 하던 딸이 생의 마지막까지 의사의 소임을 다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마음이 아프지만 장기 기증을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여동생은 “언니는 늘 중·고등학교 전교 1등 수석이었고, 졸업한 고등학교의 최초 의대생이자 의대 차석 졸업, 전공의 전국 1등을 하는 등 훌륭한 의료인이다. 나에게는 자랑스러운 인생의 모토”라며 “의사 생활로 힘든 와중에도 가족들의 고민을 항상 들어주고 마음도 헤아려줬다”고 말했다.

별을 의미하는 ‘스텔라’가 가톨릭 세례명인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2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8일 오전 6시45분, 장지는 천주교 용인공원묘원이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