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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칼 같은 ‘무기류 장난감’, 내 아이 폭력성 키울까?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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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쇼핑몰 캡처
당근칼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당근칼의 판매처를 묻는 글이나 아이 몰래 장난감을 버리고 싶다는 심경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부모들은 무기를 닮은 장난감이 자칫 아이의 공격성을 키울까봐 걱정한다. 무기류 장난감, 공격성과 연관이 있는 걸까?

◇무차별 흉기 난동 모방할까 걱정 VS 다 그렇게 컸다

당근칼은 지난 10월경부터 초등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틱톡 등 10대가 많이 이용하는 소셜 미디에서 이른바 ‘인싸템’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탄 결과다.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칼 모양을 하고 있어 교육적인 측면에서 안 좋을 거라는 부모들의 우려가 이어졌다. 힘을 줘서 찌르면 파인애플 껍질도 뚫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몇몇 교육청이 학부모들에게 당근칼 소지와 구매를 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며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초등생들 사이에서 당근칼이 유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맘카페 등 부모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당근칼의 판매처를 묻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은 아이의 요구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당근칼을 구하는 모양새다. 당근총, 바나나칼은 물론 당근칼 세트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있다.

부모는 무기를 닮은 장난감이 아이들의 공격성을 키울까봐 걱정한다. 당근칼로 또래 친구를 찌르는 흉내 내는 모습에 ‘무차별 흉기 난동 모방’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사람은 어렸을 때 다 그렇게 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당근칼 보다 더 위험한 장난감이 많았지만 그것 때문에 공격성이 증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보기만해도 학습하는 아이들, “당근칼, 칼처럼 사용할 수 있어”

심리학적 관점에서 무기류 장난감은 충분히 폭력적인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아이들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보고 배운다. 이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실험이 ‘보보인형 연구’다. 보보인형을 때리는 어른과 10분 동안 같이 있었던 아이는 다른 장소에서도 장난감 망치와 보보인형이 주어지면 어른과 똑같이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폭력적인 장면이 아동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증거로 자주 인용된다. 

만약 아이가 칼이라는 물건이 폭력적으로 사용된 걸 본 적이 있다면 당근칼 역시 비슷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아이들은 우월감을 가지려는 욕구가 강한데 당근칼이 제아무리 당근의 형태를 하고 있더라도 심리적으로는 칼이기 때문에 손쉽게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당근칼을 이전에 본 것처럼 사용하는 과정에서 공격성이 증가할 수도 있고 당하는 아이는 트라우마까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폭력성은 ‘글쎄’

다만 무기류 장난감이 장기적으로 공격성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 공격성은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행해지거나 일어나는 신체적, 언어적 행동을 모두 의미한다. 이러한 공격성의 원인은 대부분 나이에 따라 다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공격성에는 부모와의 관계, 미숙한 감정처리, 동조효과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끼친다. 특히 올바른 양육 환경의 부재가 가장 요인으로 꼽히는데 조기 조정이 안 되면 성인이 돼서도 공격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비하면 무기류 장난감은 영향력은 작다고 볼 수 있다.

◇걱정되는 부분 솔직하게 대화하고 모니터링 해야

무기류 장난감이 아이의 공격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 하려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의 요구로 당근칼을 사준다면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 배승민 교수는 “장난감을 사용할 때 걱정되는 점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에 대해 아이와 충분히 대화를 나눠보는 게 좋다”며 “비비탄총이나 날카로운 쇠붙이가 달려 있어 남을 다치게 만들 게 분면한 장난감이거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으로 자기 통제가 어려운 아이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임명호 교수는 “당근칼을 가지고 놀 순 있는데 처음 몇 번이라도 부모가 함께 한다면 공격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며 “만약 부모가 그럴 시간이 없고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는 여력도 없다면 사주지 않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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