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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유행 '살 빠지는 약' 약대 교수가 처방전 분석해봤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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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약들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 조합일 가능성이 크다. /클립아트코리아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은 SNS 등 온라인에서 '효과 좋은 다이어트 약', '살 빠지는 약 조합'과 같은 키워드를 보면 혹하기 쉽다. 저런 약을 먹으면 나도 빠르게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해 알려진 각종 다이어트 처방은 온갖 부작용을 유발하기 쉬운 '최악의 조합'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숙명여대 약학대학 조은 교수 연구팀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술지(HIRA Research) 최근 온라인판에 '국내 체중 감량 약물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2년 6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온라인 카페와 블로그 등에 자발적으로 게시한 처방전 중 처방의약품 명칭, 1회 투여량, 1회 투여횟수, 총 투약일수에 대한 정보를 모두 확인이 가능한 처방전만 분석했다.

그 결과, 처방 한 건당 평균 7개 약물이 처방됐고, 한 처방전에 최대 13개의 약물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처방된 약물의 성분은 총 63개였고, 크게 ▲약물은 승인받은 체중 조절제(on-label weight loss drugs) ▲승인받지 않은 체중 조절제(off-label weight loss drugs) ▲식욕억제제로 인한 증상 완화제(medication induced symptom management drugs)▲건강기능성식품(dietary supplement and others)으로 분류됐다. 이 중 체중 감량으로 승인받은 약물은 6가지뿐이었다.
전체 처방전의 약 95%는 승인받은 약물 1개 이상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대부분 부작용이 크다고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함께 처방됐다. 처방전의 약 83%에 알려진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칠프로피온 등 향정신성 식욕억제제가 포함됐다.

체중 감량 의약품으로 승인되지 않았음에도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처방된 약물은 훨씬 많았다. 전체 처방전 중 97%에 승인받지 않은 체중 조절제 중 하나 이상이 포함돼있었다. 허가받은 체중 감량 의약품이 아니지만 사용된 대표적인 약물로는 플루옥세틴(항우울제), 토피라메이트(항전간제), 메트포르민(당뇨약), 베타히스틴(어지럼증) 등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처방전에는 약의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한 약 역시 함께 처방된 경우가 많았다. 전체 처방전의 약 70%에서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불면증, 불안감, 신경과민, 변비 등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이 다량 포함됐다.


처방전의 1/4 이상에서 향정신성 항불안제/수면제인 디아제팜, 로라제팜, 알프라졸람, 졸피뎀을 포함하고 있었다. 고칼슘혈증, 마그네슘 중독 등의 부작용을 주의해야 하는 변비약 수산화마그네슘도 흔하게 사용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영국 국립보건임상엑셀연구소(NICE) 등의 가이드라인 등은 승인된 식욕억제제 이외에 체중을 감량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약물을 함께 복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처방되는 일명 '다이어트 약'들은 체중감량을 위해 동시에 여러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오프라벨 약물을 사용하는 건 약물의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단독 사용할 때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체중 감량 효과 미승인 약물 중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와 함께 복용했을 때의 안전성을 평가받은 약은 없다.

이어 연구팀은 "절반 이상의 처방전에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와 아세트아미노펜/카페인/(슈도)에페드린을 함께 처방하고 있는데, 이는 비만 환자에게서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말초기관에서 열 생성을 촉진하여 대사량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간 독성이 있거나 심혈관계 질환자에게는 신중히 사용해야 하는 약이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도 이 같은 약물 사용은 체중 감량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했다. 연구팀은 "체중 감량 약물로 허가받은 약물과 체중감량 미허가 약물, 약물로 인한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을 함께 사용하면 환자는 약물에만 장기적으로 의존하고, 식이나 운동 등의 비약물요법에 대한 노력이 동반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약물 처방이 아닌 유효성과 장기적인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을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약물 사용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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