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엄마도 아이도 위험한 '임신중독증' 예방할 순 없을까?
신은진 기자
입력 2023/11/15 09:00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란 말이 있다. 임신중독증도 마찬가지다. 임신중독증의 예방에 대해 알아보자.
◇고혈압에 신장·간 이상까지 증상 다양해
임신중독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임신 20주 이후에 혈압이 증가하는 것을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이 상태에서 단백뇨 또는 신기능악화, 간 기능 저하, 혈소판감소증 등 혈액검사상 이상이 있거나, 두통이나 시야 장애가 나타날 때 임신중독증이라고 한다. 여기에 경련이 동반되면 자간증으로 진단한다.
임신중독증은 중증과 비중증으로 구분한다. 기준은 증상(두통, 상복부 통증, 시야 흐림)과 혈액검사 이상 소견이다. 즉 혈청 크레아티닌 1.1㎎/dL 초과 또는 기존의 2배 이상 상승, 간수치 정상의 2배 이상 상승, 혈소판 10만 미만 등의 수치가 확인되면, 중증 임신중독증으로 분류한다.
다양한 임신중독증 증상은 출산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그러나 태아가 충분히 자라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분만은 태아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그 때문에 임신중독증의 치료는 엄마의 건강을 지키면서 아이도 안전하게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이에 임신중독증이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경우, 임신부는 입원하기도 한다. 입원을 할 경우, 증상관찰, 혈압, 소변량, 비수축검사(일종의 태동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 중증 자간전증 징후가 보이면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황산마그네슘이라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비중증 상태라면 태아의 예후를 위해 임신을 37주 이후까지 유지할 수 있게 경과관찰을 하고, 중증 임신중독증의 경우는 입원하여 매일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고려해 분만 여부를 결정한다.
◇명확한 예방법 없어… 정기 검진·적극적인 건강관리만 답
임신중독증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환자인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힘들고 괴로운 질환이다. 그 때문에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지만, 아직 확실한 임신중독증 예방법은 없다. 현재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 검진 정도다. 특히 임신 20주 이후 검진은 매우 중요하다. 임신 20주 이후부터는 혈압이 상승하거나 단백뇨가 나온다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해야 하므로, 큰 병원에 가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임신 전 비만, 고혈압, 콩팥병 있는 경우라면, 임신중독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성 고혈압 환자는 임신중독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며, 콩팥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비만 여성, 임신으로 갑자기 몸무게가 늘어나는 여성은 임신중독증에 걸릴 확률이 정상 임신부보다 3.5배 높다는 보고가 있다. 시험관 시술을 통해 임신한 경우나 쌍둥이를 임신한 때도 임신중독증의 위험도가 올라간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편승연 교수는 "산모의 임신중독증 과거력, 만성 고혈압, 다태임신이나 콩팥 이상, 당뇨병이 있는 고위험군은 임신 초기부터 정기 검진 시 상태를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주경부터 아스피린 복용을 하는 것이 향후 임신중독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임신중독증은 다음 임신에서 재발할 확률이 높다. 임신중독증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산모는 다음 임신에서 임신 초기 상담 시에 임신중독증의 과거력을 의료진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