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너도나도 "I am 신뢰에요"… 전청조 밈 유행, 이대로 괜찮을까?

이해나 기자 | 이아라 인턴기자​

[별별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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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민석 강서구의원 제공, JTBC 캡처
최근 전 펜싱선수 남현희(42)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27)가 사기 행각에 사용했던 말투인 "I am 신뢰에요"가 각종 SNS에서 패러디되고 있다. 이른바 '전청조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엄연히 피해자가 있는 사안인데 가볍게 희화화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개그우먼 엄지윤 역시 최근 자신의 SNS에 전청조 밈을 패러디한 사진과 글을 올렸다가 지적을 받아 삭제했다. 이 같은 패러디가 유행하게 되는 심리적 배경은 뭘까?

◇불만 표출, 소속감, 재미 등 원인 다양
이슈 사안에 대한 패러디가 만들어지는 대표 심리적 원인들에 대해 알아본다.

▷세상에 대한 불만 표출=세상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풍자나 해학으로 대신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어색한 어법, 상식적이지 않은 것을 대놓고 표현하는 것 역시 잘못된 세상에 대해 분노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세상에 대한 불만이 밈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속감=SNS가 흔히 사용되면서 한두 사람이 공유해도 내용이 퍼지는 속도가 빨라져 유행으로 번지기 쉬운 구조다. 이런 유행에 자신도 참여함으로써 소속감을 느끼고 혼자일 때보다 즐거움이 커지면서 패러디 확산이 가속화된다.


▷단순한 재미=단순히 재미를 위한 것일 수 있다. 임명호 교수는 "특히 이번 전청조 패러디는 영어를 잘 몰라도 재밌고, 어처구니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소재로 삼아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기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 위험 커
다만 심각한 사회적 사안에 대한 패러디는 2차 가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임명호 교수는 "패러디가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로 이어질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자기는 심각한데 남들은 우습게 패러디로 넘어가 버리는 현상에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또 피해당했던 것에 대해 더 이상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패러디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계속해서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도 문제다. 특정 집단에 대한 잘못된 프레임이 씌워질 우려도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힘들게, 어쩔 수 없이 성전환을 한 사람까지도 사기를 잘 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명백한 피해자가 존재하는 심각한 사안에 대한 패러디는 지양해야 한다. 곽금주 교수는 "건전하고, 해피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는 사안에 대한 패러디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겠지만, 개인의 피해가 생길 수 있는 사안에 대한 패러디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호 교수 역시 "물론 불안정한 사회에서 재미를 위해 지양하기 쉽지 않고, 앞으로도 이런 밈들은 퍼져나갈 것"이라면서도 "2차 가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 지양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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