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질환

'싸움 좀 하는 사람인가?'… '귀' 보면 아는 이유

이해림 기자

이미지

레슬링 등 격렬한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귀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며 '이개혈종'이 생길 수 있다./사진=저널 'Entcase', 서적 'Atlas of Emergency Medicine Procedures'
UFC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이슬람 마카체프와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의 경기 영상이 조회수 120만을 돌파, 여전히 유튜브 인기 급상승 영상 목록에 자리하고 있다. 경기를 보다 보면 선수의 귀 안쪽이 부풀어있는 게 보이는데, 이유가 뭘까?

레슬링, 유도, 주짓수처럼 격렬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은 귀가 부풀어있는 경우가 많다. 만두처럼 보인대서 ‘만두귀’라고도 하지만, 정식 의학 명칭은 ‘이개혈종’이다. 이개혈종은 이개(귓바퀴)의 연골막과 연골 사이 부분에 혈액이 찬 것이다. 귓바퀴에 강한 힘이 가해지거나, 지속적인 마찰에 노출될 때 주로 발생한다. 운동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교통사고·낙상 이후에 생기기도 하며, 귀를 자꾸 만지는 습관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관이 스스로 파괴돼 발생하거나, 별다른 원인 없이 생기는 사례도 드물게 있다.


이개혈종이 주로 생기는 부위는 피부와 연골이 밀접하게 붙어있는 귀 안쪽이다. 귀 뒤쪽은 피부와 연골 사이에 지방이 있어 혈종이 잘 생기지 않는다. 지방이 완충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개 연골은 혈액 순환이 적어서 치유가 느리고, 혈종이 잘 흡수되지도 않는다. 연골막 아래 혈종을 내버려두면, 연골막의 간엽세포(줄기세포의 일종)가 자극받아 새로운 연골을 형성해서 연골이 두꺼워진다. 나중엔 이것이 섬유화되며 귀 모양이 영구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개혈종이 자주 생길수록 이개가 전반적으로 두껍고, 딱딱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개혈종은 고인 혈액을 주사기로 빼내고, 붕대로 연골막과 연골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제대로 압박하지 않으면 빈 곳에 혈액이 다시 차오를 수 있다. 혈종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메스를 사용해 피부를 절개한 후, 내부에 고인 혈액을 제거한다. 혈종 탓에 연골에 영양분이 잘 공급되지 않으면 연골이 괴사할 위험도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관련기사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