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루게릭병' 환자, 몸에 지방 적을수록 생존기간 짧아

전종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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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지방감소증을 동반한 루게릭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근육량과 무관하게 생존기간이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복부 CT 영상을 통한 체성분 분석을 통해 루게릭병 환자의 예후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루게릭병은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는 신경퇴행성질환이다. 초기에는 팔·다리부터 운동신경과 근육이 서서히 감소하며, 발병 2~5년째에는 호흡근까지 마비돼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서 연간 약 500명의 루게릭병 환자가 발생하는데, 생존기간이 짧아 총 유병 환자 수는 3000여명에 그친다.

루게릭병 환자 중 체중이 빠르게 감소하거나 체질량지수(BMI)가 낮으면 예후가 좋지 않다. 다만 근육과 체지방의 무게를 함께 반영하는 BMI로는 근육 감소와 체지방 감소가 각각 루게릭병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구분해 알 수 없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최석진·성정준 교수, 영상의학과 이종혁·윤순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대병원 신경과에 내원한 루게릭병 환자 80명의 복부CT 영상을 분석하고 근육량, 체지방량을 비롯한 체성분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루게릭병 예후와 지방감소증·근감소증의 연관성을 파악했다.


연구 결과, 근육량과 체지방량 모두 BMI와 연관성이 있었다. 다른 변수를 보정했을 때 지방감소증이 있는 루게릭병 환자는 사망 위험이 약 6배까지 높았으며, 지방감소증이 동반된 루게릭병 환자 그룹과 그렇지 않은 환자 그룹의 생존기간 중간값은 각각 5.5개월, 35개월이었다. 반면, 근육감소증은 생존기간과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위루술이 필요한 루게릭병 환자만을 대상으로 생존분석을 실시한 결과, 지방감소증이 동반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15배까지 높았다. 위루술은 배에 구멍을 내 위와 연결된 튜브를 삽입하는 시술로, 삼킴장애로 영양 섭취가 어려운 루게릭병 환자에게 실시한다.

연구팀은 체지방량이 루게릭병 환자의 생존기간을 독립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예후 인자라고 설명했다. 최석진 교수는 “연구 결과는 루게릭병 환자를 예후에 따라 계층화하고, 장기 예후를 예측하는 데 있어 근육량과 체지방량을 정량 분석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방대사가 루게릭병의 병태생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초연구,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최적의 영양관리 전략에 대한 임상 연구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신경과학회 공식저널 ‘신경학연보’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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