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1020 도박중독 증가하지만 정부는 뒷짐만… 청소년 도박 증상 있다?

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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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도박중독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도박중독으로 치료받은 20대가 최근 5년 새 2배 이상 급증하는 가하면 도박범죄로 검거된 10대 청소년은 2021년 이후 증가세다. 정부가 고삐를 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한편, 도박에 빠지는 걸 예방하는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1020 도박중독 증가세, 통계는 극히 일부일 뿐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도박중독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도박중독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수는 2018년 1218명에서 2022년 2329명으로 9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의 경우 2018년 383명에서 2022년 791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청소년은 상황이 더 안 좋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교육부, 경찰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정부부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먼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2) 도박범죄로 검거된 10대 청소년은 총 737명으로 2021년 이후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도박중독으로 진료받은 19세 이하 청소년 수를 2013년 14명에서 2022년 114명으로 8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고, 이로 인한 요양급여비용은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사기관에서 인지하기 어려운 도박의 특성상, 공식적인 통계는 극히 일부일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 도박의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 도박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도 마약 등에 비해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도박은 그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협박·갈취 등 학교폭력과 사채, 성매매 알선에서부터 마약,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로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지자체 도박중독 예방 예산, 줄줄이 감소
사태에 심각성에도 교육당국이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4년간(2019~2022년) 시도교육청별 청소년 도박중독예방 예산 현황을 살펴보면, 울산과 대전은 도박 예방교육과 관련해 편성된 예산 자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과 경기는 4년 동안 80만원~890만원에 그쳤는데 이조차도 강사비나 도박예방운영위원회 운영비로 사용됐다. 서울은 예산을 점차 줄여 2023년 자체 편성예산은 0원으로 확인됐다.


현재 도박문제의 예방·치유를 소관하는 곳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다. 각 교육청은 예방치유원과의 협력, 지원 등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 하나가 모든 범위를 맡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청소년 예방교육의 경우 교육당국에서 별도의 관심과 중심을 잡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태규 의원은 “전문가들은 청소년 도박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예방교육을 일순위로 꼽고 있는데 교육당국이 이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교육적 공론화와 점검이 필요하다”며 “특히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데 특히 교육청에서 예방치유원과 경찰청 등과의 협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도박중독 예방교육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도박 청소년 5619명 분석했더니… 도벽·결석 등 주요 증상
도박에 빠지는 주된 이유는 쾌감이다. 소위 말하는 대박을 경험하면 마약을 할 때처럼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오피오이드라는 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행복감과 쾌감을 느끼게 한다. 반대로 도박을 하지 않으면 호르몬 분비가 줄고 이로 인해 손 떨림이나 불안감 등 금단증상이 발생한다. 다시 도박에 빠져드는 이유다.

도박중독자 대다수는 경제적인 문제와 연루된다. 경제적인 능력이 부족한 청소년이 도박에 중독되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돈을 훔치는 경향이 생긴다. 실제 삼성서울병원과 한림대성심병원 공동 연구팀이 도박 경험이 있는 청소년 5619명을 분석한 결과 돈을 훔치는 행위가 청소년 도박의 주요 증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석이나 자퇴 등 도박에 손대기 전 참여하던 활동에 불참하거나 포기하는 증상 또한 빈번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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