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젊어진 당뇨병, 오래 앓아 더 문제… "연속적인 혈당 관리 지원 절실"
김서희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3/10/11 09:38
당뇨, 유병 기간 길면 췌장 기능 감소
인슐린 필요한 '췌도 부전 당뇨' 이어져
24시간 혈당 파악… 연속혈당측정기 필요
美·英의료보험 지원… 한국 환자 부담 커
혈당 목표 달성 환자, 10명 중 4명에 불과
2형 당뇨병 초기에는 식생활만으로도 혈당이 조절된다. 하지만 당뇨병 유병 기간이 장기화되고 관리가 소홀해지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점점 감소한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이 감소하는 경우, 인슐린 주사 없이 치료가 어렵게 된다. 결국 식후 혈당의 급격한 상승으로 혈당변동성이 증가하고 정확하게 인슐린을 투여하지 않으면 저혈당 위험이 높아지는 '췌도 부전 2형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특히 당뇨병 발병 연령대는 낮아지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연속혈당측정기, 기존 혈당 모니터링 한계점 보완
인슐린은 췌도 부전 당뇨병 환자의 대체 불가능한 치료법이다. 혈당변동성과 저혈당 위험이 높은 췌도 부전 당뇨병은 연속혈당측정기로 규칙적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적정량의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피하 조직 내부의 간질액 속 포도당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24시간 휴대폰으로 혈당 변화뿐 아니라 저혈당 위험까지 파악할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매번 채혈할 필요 없이 환자 스스로 혈당 변화를 확인하면서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슐린 치료 환자에서 자가혈당측정기보다 혈당변동성과 저혈당 탐지율이 높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는 인슐린을 다회 투여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 선행하에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김재현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제대로 교육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중증 저혈당과 같은 급성 합병증과 지속적인 고혈당으로 인한 만성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급증한다"며 "질환의 심각성을 반영해 국가적, 개인적 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혈당변동성 높은 환자, 치료법으로 활용… 국내 개선 필요
선진국에서는 복잡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의 관리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 영국에서 인슐린을 사용하는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연속혈당측정기를 의료보험화한 후 각종 영향을 평가한 결과,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한 환자일수록 당화혈색소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으로는 저혈당 쇼크 등 당뇨병 관련 응급상황으로 인한 구급대원 출동 비율이 86% 감소했으며, 중증 저혈당 및 고혈당으로 인한 입원율이 각각 62%, 68% 감소했다. 이러한 연속혈당측정기의 장점을 고려해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에서는 인슐린을 사용하는 모든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한 인슐린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관리 체계가 미흡하다. 2형 당뇨병 환자가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에 필요한 교육 수가가 마련되지 않아, 환자 교육·관리에 한계가 있다. 환자들이 느끼는 비용 부담도 문제다.
당뇨병 '600만' 시대로, 고령화 사회와 더불어 젊은 당뇨병 인구까지 늘어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를 건강보험화해 인슐린이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이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합병증으로 인한 의료적 비용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김재현 교수는 "선진국일수록 복잡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결국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2형 당뇨병에서 합병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