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감염 줄이고, 무수혈 늘리고… 인공관절 수술 병원 선택 시 따져봐야 할 것들
한희준 기자
입력 2023/09/27 17:00
◇“무수혈 수술 점차 늘어나야”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헌혈량이 확 줄어드는 문제가 대두됐다. 이는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들에 치명적인 문제를 가져다줬다. 특히 대형병원이 아닌 곳은 응급도에서 밀리다 보니 혈액 공급이 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술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혈액 사용량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 강북연세병원 최유왕 원장은 “사실 수혈은 양날의 검과 같다”며 “응급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지만 감염이나 혈전증 같은 위험성도 안고 있는데, 그간 의료진이 관행적으로 수혈을 처방해 온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급한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니 수혈을 처방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우리 병원은 이제 관상동맥질환이 있어서 지혈제를 사용하기 힘든 경우 등을 제외하고 가능한 환자들에겐 무수혈 수술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슬관절치환술(인공관절 수술) 수혈률은 78%로, 미국(8%)·영국(7.5%)보다 매우 높다. 강북연세병원은 5년 전만 해도 전체 수술의 40% 정도에서 수혈을 진행했다. 지금은 5% 미만이다. 재수술이나 광범위한 수술에만 수혈을 한다.
수혈로 인한 문제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조혈 작용에 대한 예상치 않은 반응들이 나온다고 보고된 바 있다. 최 원장은 “눈에 보이는 당장의 문제가 없어서 의료진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수혈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의료진뿐 아니라 수술을 받는 환자들도 수혈은 응급하고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받는 게 좋다는 점을 알아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감염 관리 철저해야 수술 성공률 높아져
수술 중 감염은 치명적이다. 수술 중에서도 인공관절 수술은 감염 발생을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 감염이 일어나면 삽입한 인공관절을 다시 빼낸 후 감염을 치료하고 재수술을 해야 한다. 대부분 고령 환자가 받는 수술이라서, 환자가 이 과정을 버텨내기가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최유왕 원장은 “우리 병원의 수술실은 모두 무균 양압 시스템을 갖췄다”며 “그러면 수술실 밖의 오염된 공기가 수술실 안으로 못 들어오고, 수술실 안의 공기는 고성능 헤파필터를 거쳐 무균 상태로 걸러진다”고 말했다. 여기에, 균일기류발생기를 이용해 공기의 흐름이 위에서 아래로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했다. 혹시라도 오염된 공기와 교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3중조치’인 셈이다.
수술실에서 나오는 오염 물품과 소독 물품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 원장은 “오염된 기구를 반납하는 세척실과 멸균·소독이 끝난 물품이 나가는 불출실을 구분했다”며 “교차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동선을 분리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