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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세제 많이 쓰면 ‘이런 결과’ 초래​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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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할 때 세제를 많이 넣으면 세척력 변화 없이 잔류 세제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탁할 때 세제를 많이 넣으면 세척력 변화 없이 잔류 세제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잔류 세제는 옷에 남아서 피부를 자극해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세제는 물과 친한 부분인 친수기와 기름과 친한 부분인 친유기를 모두 가진 계면활성제다. 친수기는 세제가 물속 어디든지 돌아다닐 수 있게 하고, 친유기는 세탁물 속 기름때, 불순물 등에 붙는다. 이후 불순물이 붙은 친유기는 세탁물에서 떨어져 구 안쪽으로 모이고, 친수기가 바깥을 둘러싸 미셀이라는 둥근 모형을 형성한 후 물속을 떠다닌다.

문제는 계면활성제가 일정 농도에 이르면 미셀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제에 쓰여있는 정량까지는 세척 효과를 낸다. 그러나 그 이상 넣은 세제는 세척력을 높이지 못하고 그저 물과 세탁물에 남아있다. 이를 잔류 세제라고 한다.


세제에는 계면활성제외에도 인산트리나트륨, 차아염소산나트륨, 트라이클로로에틸렌 등 수많은 화학물질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들이 옷에 남아 피부에 닿으면 화학적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인산트리나트륨은 강알칼리성 성분이라 고농도에 노출되면 폐렴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치아염소산나트륨은 살충제 성분으로 화학적 화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트리크로로에틸렌은 얼룩 제거에 사용되는 물질인데, 발암성 등급 2A로 분류돼 있어 되도록 닿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성분들이 섬유 사이에 끼어 피부 세포를 자극하면, 피부 지질 성분이 파괴돼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습진, 모낭염, 발진 등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세탁한 옷을 입었는데 몸이 가볍거나 따렵다면 잔류세제가 남아있지 않은지 의심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세제 농도가 0.25% 넘으면 잔류 세제를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빨래 무게에 따른 표준 세제량만 넣어주는 게 가장 좋다. 걱정된다면 헹구는 단계에서 식초를 한 컵 넣어주는 것도 좋다. 산성인 식초가 알칼리성인 잔류 세제 성분을 섬유와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한편, 주방 세제도 같은 이유로 과다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설거지 중 너무 많은 주방 세제를 사용하면 그릇에 남은 잔류 세제를 섭취할 수 있다. 계면활성제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면역기능 저하와 점막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어린이는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의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물 1L당 1.5~2mL 정도의 세제를 사용하고, 헹굼 과정에 특히 신경 쓰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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