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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 범죄, 앞으로 더 많아질 것… '이것' 때문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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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은 사람의 폭력성을 높인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흉악 범죄가 연이어 발발하고 있는 와중, 최근 폭염이 흉악 범죄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이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업 피앰아이에서 전국 만 15세~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폭염 관련 조사를 진행했더니 10명 중 약 4명(37.2%)이 '최근 발생하는 폭력적인 사건과 폭염이 연관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더위가 불쾌지수를 높이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말 폭염이 사람의 폭력성을 높일까?

그렇다. 영국 런던 경찰청은 온도가 10도 미만일 때보다 20도 이상일 때 폭력 범죄는 평균 14%, 괴롭힘과 무기 소지 범죄는 각 16%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미국 댈러스, 클리블랜드 등에서 조사된 폭력 범죄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주변 온도가 섭씨 1~2도만 올라도 폭력 범죄가 3~5% 증가한다"며 "기후변화가 2090년까지 전 세계 모든 범죄율을 최대 5% 증가시킬 것"이라고 '폭염과 정신건강'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친밀한 사람으로부터 유발되는 폭력 사건은 더 심각하게 증가한다.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JAMA Psychiatry)에 실린 한 연구에서 2010~2018년 사이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15~49세 여성 19만 4871명을 관찰·추적한 결과,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가정폭력이 6.3%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에서 폭력 발생률이 가장 높았는데, 1도 상승 시 신체적 폭력 8%, 성폭력 7.3%가 증가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연구팀 연구에서도 폭염이 닥쳤을 때 여성이 친밀한 관계의 사람에게 살해 당할 가능성이 무려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더위가 공격성을 높이는 아드레날린과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증가시키고, 불쾌감 향상과 관련이 있는 뇌 영역을 활성화하는 게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예일대학교 환경건강학 미셸 벨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극한의 폭염은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다"며 "억제력은 낮아지고 공격력은 높아져, 정신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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