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외로움이 염증까지 만들어… 덜 외로워지려면?

이지형 객원기자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다양한 연구들이 ‘감정의 전염’을 확인한다. 행복감이나 우울한 감정도 감염병처럼 전염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개인의 심리로 치부하고 마는 우리의 정서가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타고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킨다. 외로움도 그렇게 ‘감염되는 정서’ 중 하나인데 사회적인 폐해가 작지 않다. 우리의 정신을 넘어 몸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서 또 타인을 위해서 외로움에서 탈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로움이 체내 염증과 치매 키워
영국 서리대(University of Surrey) 연구팀이 사회적 고립과 몸의 염증 사이 연관을 조사하기 위해 관련 연구 30개를 메타 분석한 일이 있다. 결과를 종합해보니 사회적으로 고립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C-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높았다. C-반응성 단백질은 조직에 염증이 있을 때 체액과 혈액에 생기는 성분이다. 외로움과 체내 염증의 연관성을 발견한 것이다. 염증은 우리 몸이 스스로를 지키려는 방어 기제의 하나이지만, 심할 땐 세포, 조직, 기관을 훼손한다. 외로움은 우리 몸을 화학적으로, 물리적으로 해친다.

외로움은 치매도 키운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의대 연구팀이 50세 이상 남녀 1만 명을 10년간 추적해 얻은 결과다. 당시 연구진은 외로움이 큰 사람의 치매 가능성을 통계로 정리하며, 수치까지 제시했다. 외로움이 치매 위험을 40% 정도 증가시킨다는 내용이다.

◇ 외로움을 줄이는 방법들
외로움을 줄일 수 있을까. ‘노화와 정신 건강(Aging and Mental Health)’이란 학술지가 외로움을 줄이는 방법을 정리한 적이 있다. 당시 전문가들의 의견을 요약하면, 외로움을 예방하고 이겨내는 길은 ‘타인을 위한 활동’에 있다. 사소한 일이라도 다른 사람을 돕는 활동은 외로움을 예방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른 사람을 돕는 동안 사람들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됐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자기 경험과 재능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동안 자존감을 높이고 성취감도 느끼면서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주위에서 다양한 봉사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관계의 박탈 외에 시간도 외로움을 부추긴다.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외로움이 시작된다. 그런데 ‘노화’란 건 부정적이기만 할까. 사람들은 나이 들어가는 걸 두고 대개 ‘약해진다’ ‘쓸모없어진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노화엔 분명 다른 측면이 있다. ‘현명해진다’ ‘더 깊이 있는 삶을 살게 된다’고 바라볼 순 없을까. 누구나 노화를 ‘삶의 심화 과정’으로 재평가할 수 있으며 또 그게 옳다는 게 전문가들 생각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