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물 속에서 놀다 갑자기 귀에서 피가?
이슬비 기자
입력 2023/08/05 12:00
고막은 외이와 중이 경계에 있는 타원형 막이다. 직경 9mm, 두께 0.1mm 정도로 매우 얇다. 연약하지만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중이를 방어하고, 음파를 진동시켜 이소골에 소리를 전달한다. 역할이 막중한 탓에 고막이 찢어지면 통증은 물론 출혈, 청력 저하, 이명, 어지럼증 등 각종 증상이 나타난다. 이땐 물놀이를 당장 그만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안전하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최대한 귀를 건조한 상태로 유지한다.
오염물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고막은 자연 치유될 가능성이 크다. 병원에서 검이경을 통해 고막 상태를 확인하고 항생제를 처방받은 후 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 된다. 물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코도 힘껏 풀면 안 된다. 코를 세게 풀면 귀로 공기가 새면서 고막이 붙지 않거나 콧속 분비물이 귓속으로 유입될 수 있다. 하루에 약 0.05mm씩 재생돼 한 달이면 뚫린 고막이 막힌다.
다만, 찢어진 정도가 심하거나 이차 감염이 동반됐다면 자연치유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고막이 찢어진 부위가 고막이완부에 있거나 ▲고막이 50% 이상 찢어졌거나 ▲이소골연결에 손상을 입었거나 ▲외림프 유출 징후가 있거나 ▲중이강에 이물질이 들어있다면 바로 수술받아야 한다. 이명이나 난청이 심하다면 인조 고막을 천공 부위에 대,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2개월이 지났는데도, 고막천공이 이어진다면 수술(고막성형술)해야 한다. 귀 주변에서 지방, 근막이나 연골막 등을 조금 떼어내 고막의 찢어진 부분을 메어준다. 수술은 보통 귓구멍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흉터가 눈에 띄지 않는다.
한편, 물놀이 당시 고막이 찢어지지 않았더라도 물놀이 중에 귀에 오염된 이물질이나 세균, 곰팡이 등이 들어갔다면 염증이 유발돼 고름이 많아지면서 차후 고막이 찢어질 수 있다. 휴가를 다녀온 후 귀가 아프면서 진물이 나온다면 고막이 찢어졌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땐 대부분 천공 크기가 작아 염증이 가라앉으면 저절로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