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목 안의 시한폭탄 '후종인대골화증'… 전신마비까지 불러
이해나 기자
입력 2023/07/25 10:03
딱딱하게 굳은 후종인대, 척수신경 눌러 전신마비 위험
신경 손상되면 수술 필요… 유합술·후궁성형술 대표적
후종인대골화증은 목뼈의 정렬과 안정화, 운동성을 유지하는 목 뒷부분의 인대가 뼈처럼 딱딱하게 굳는 질환이다. 문제는 딱딱하게 변한 후종인대가 척추관을 지나가는 신경을 압박해 서서히 마비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처음에는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점차 딱딱하게 굳은 후종인대의 크기가 커지면서 목뼈 뒤로 지나는 척수를 누르기 때문에 목 부위 통증부터 팔이나 손의 저림 증상, 감각저하 근력저하가 동반된다. 심할 경우 점차 다리 근력이 저하되고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안나누리병원 척추센터 피용훈 원장은 "후종인대골화증은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인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척추 질환이며, 가족 간 발병률도 높아 유전적, 인종적 요소의 영향이 많고, 외상, 당뇨, 비만, 면역 질환, 강직성 척추염, 골다공증과도 관련이 있다"며 "질환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일자로 걷는 게 힘들거나 단추 잠그기, 젓가락질이 어렵다면 병이 많이 진행돼 척수 신경이 손상된 것일 수 있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후종인대골화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필요하다. 목 뒷부분 인대의 크기나 모양, 신경의 압박 정도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CT검사를 통해 인대의 골화 정도를 확인한 뒤 치료법을 결정한다.
후종인대골화증 초기일 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를 하며 꾸준히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신경 손상이 의심될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후종인대골화증의 수술치료는 목의 앞부분으로 접근해 골화된 후종인대를 제거하고 척추를 고정하는 추체유합술이나 목의 뒷부분으로 접근해 좁아진 신경길을 넓혀주는 후궁성형술이 대표적이다. 피용훈 원장은 "추체유합술은 병변 부위가 한두 마디로 작을 때 시행하는 치료법이며, 후궁성형술은 목의 앞부분으로 접근하기 어렵거나 병변 부위가 여러 마디일 경우 시행한다"며 "특히 추체유합술을 할 경우 고정시킨 척추가 잘 유합되게 하려면 금연은 필수이며 약 3개월은 목보호대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