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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바이러스’는 사악할까? 세균 물리치고 유전자 치료 돕는데…

이지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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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바이러스는 사악할까? 해악의 고의 없는 생존 방식을 비난하면 안 되겠지만, 사람들은 바이러스로 인해 큰 고통을 받았다. 인플루엔자, 홍역, 대상포진, 천연두, 결막염,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한 뒤 인간은 대대적인 전쟁을 벌여오는 중이지만 언제부터인가 바이러스와 제휴도 한다. 전쟁은 전쟁대로, 협력은 또 협력대로…. 인류는 건강을 위해 바이러스를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얼마 전엔 워싱턴DC에 있는 미국 가톨릭대의 연구팀이 유전자 치료에 활용할 인공 바이러스 벡터(AVV) 개발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바이러스, 유전자 치료의 ‘운반체’ 되다
유전자 치료에 바이러스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오래전에 시작됐다. 유전자 치료는 말 그대로 병든 유전자를 치료하는 행위다. 치료를 위해선 먼저 건강한 유전자를 정상세포에서 잘라내든지 합성해 만들어두어야 한다. 그렇게 만든 유전자를 사람의 세포까지 어떻게 실어 날라야 할까. 운반체(벡터)가 필요한데, 과학자들은 바이러스를 지목했다. 우리를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가 하는 일이 딱 그랬으니까. 사람의 몸속으로 침투한다, 숙주가 될 세포에 잠입한다, 자신의 유전 물질을 숙주세포의 DNA 속에 끼워 넣는다…. 최초의 바이러스 벡터가 개발된 게 1980년대다.

아데노 바이러스(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로 그!)를 운반체 삼아 유전자 치료를 시도했지만, 부작용도 컸다. 인간 몸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지정하지 않은 세포까지 건들었다. 최근 미국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바이러스 벡터는 그 대안이다. 바이러스의 일종인 박테리오파지를 지질로 감싸, 유전자 치료 물질을 목표 세포까지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인공 바이러스 벡터’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 박테리오파지?


◇세균 잡는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
인간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가 박테리오파지다. 박테리오파지가 발견된 게 1910년대이니까 100년이 훌쩍 넘었다. ‘박테리오’는 세균, ‘파지’는 먹는다는 뜻이다. 박테리오파지의 숙주는 오직 세균이다. 사람이나 동물을 감염시키지 않는다. 그럼, 이 바이러스로 페스트균, 콜레라균을 죽이면 되는 게 아닐까? 바이러스를 활용한 항생제를 만든단 얘기다. 그런 시도가 실제로 있었지만, 효과 확실한 항생제(페니실린)가 개발되면서 박테리오파지는 잊혔다. 하지만 항생제가 못 죽이는 슈퍼 박테리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박테리아 잡아먹는 박테리오파지에 관한 연구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기도 하다.

세상일이 간단치 않다. 사람들은 ‘이기적인 유전자’를 얘기한다. 오직 자기 복제에만 신경 쓰는 유전자에 인간이 휘둘린단 의미로 ‘이기적’이란 말을 붙였다. 그런데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유전자를 제 안에 품고 사는 게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달랑 자기 복제에 필수적인 정보(유전자)만 가졌을 뿐, 복제의 재료로 쓸 단백질은 갖추지도 않았으니까. 바이러스는 다른 생물의 단백질을 빼앗아 자기를 복제하는 데 쓴다. 그런데 바이러스의 극단적 이기주의 역시 인간-동물-식물-박테리아-바이러스로 이어지는 생태계 순환의 선한 고리 중 하나일 거란 생각이 커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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