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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식품 트렌드는 ‘친환경’… 서울푸드 현장 가봤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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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사진=이슬비 기자
"먹어보고 가세요" "선착순 두 명 남았습니다" "혹시 수출 생각 있으세요?"

레스토랑인지, 재래시장인지 헷갈리다가도 얼핏 컨설팅 장소 같기도 한 이곳은 2023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서울푸드 2023)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코트라(KOTRA)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아시아 4대 식품산업 전문 전시회로, 국내 식품 산업 기업들의 수출과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글로벌 식품 산업의 트렌드를 공유하기 위해 매년 열린다. 41회인 올해 전시회는 지난달 30일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개막해 지난 2일까지 열렸다.

킨텍스에 들어가자마자 일단 규모에 압도당했다. 크고 넓은 공간에 각기 다른 매력으로 꾸민 부스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39개국 1316개회사가 참여했고, 2515개 부스가 전시됐다. 다양한 냄새, 문화, 분위기의 식품들이 나열돼 있었다. 크게 3파트, ▲식품기기전 ▲국내관 ▲국제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하나씩 뜯어보니 매우 다층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었다.


◇식품 트렌드… 여전히 '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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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가든(Veggie garden)'이 서울푸드2023에서 실제 닭 다리 모양의 식물성 대체육 너겟을 선보였다./사진=이슬비 기자
가장 눈에 띈 건 식품 트렌드였다. 국내관, 국제관을 아울러 '친환경' 식품이 여러 군데 포진돼 있었다. 귀리, 오트, 곤충 등 대체재를 활용해 아이스크림, 우유, 라테, 라면, 치킨 등 축산품이 들어간 식품을 구현한 식품이 많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가 가축에서 나온다고 발표한 바있다.  '베지가든(Veggie garden)' 부스에서는 실제 닭 다리 모양의 너겟을 선보였다. 시각적인 즐거움 탓인지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부스 중 하나였다. 한 접시 받아  보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정말 닭고기 살처럼 여러 겹의 결이 나눠어 있었기 때문이다. 옆에서 시식하던 A씨(31)는 "생각보다 식감이 닭고기와 비슷해서 놀랐고, 맛있었다"면서도 "인공적으로 치킨을 흉내 내는 조미료 맛이 나는 건 좀 아쉬웠다"고 했다. 관계자에게 어떻게 이런 식감을 구현할 수 있었냐고 부스 안으로 들어가 물었다. 베지가든 이길준 차장은 "2021년 초에 자체 개발 성공한 최신 기술을 사용한 것"이라며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물과 혼합한 뒤 압출기에서 압착 가열하고 다시 냉각시켜 결을 살리는 HMMA 기술을 이용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콜라겐, 유산균 등 동물에서 추출된다고 잘 알려져있는 영양소를 버섯, 귀리 등에서 뽑아내 제품을 만든 곳도 있었다. 우유 없는 아이스크림도 많았는데 코코넛 오일, 귀리, 쌀 등으로 소프트부터 젤라또까지 다양한 제형의 아이스크림을 구현해 냈다. 앞으로 트렌드를 이끌어 갈 새싹 같은 아이디어 상품들도 많았다. 냉동고에 넣어도 안 굳는 떡, 와인에 올리는 맞춤제작 식용 금박, 물에 녹이면 금세 레모네이드가 되는 동결건조 티 등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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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올리는 맞춤제작 식용 금박./사진=이슬비 기자
◇도별 특산품, 한국 쌀 살리는 다양한 부스 열려
국내외 교류도 활발했다. 국내관과 국제관 모두에서 유통업자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국내관에서는 해외 수출 경험이 있냐는 질문이, 국제관에서는 한국에 수입하고 싶다는 제안이 틈틈이 오갔다. 실제로 국내 식품산업 기업들의 수출과 국내 판로 개척은 이번 행사의 큰 목적 중 하나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내관은 국내 특산품을 살리기 위해 도 단위로 구성된 부스와 우리나라 쌀을 알리기 위한 'RICE SHOW'(라이스 쇼)가 따로 구성됐다. 여러 가지 다양한 상품이 소개됐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충청남도 '와송'이다. 부스 관계자는 "와송은 기와 사이에서 자라던 우리 전통의 풀로, 항암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차, 에이드, 소금, 청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라이스 쇼에서는 특히 다양한 외국인을 만나볼 수 있었다. 과자, 누룽지,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는데, 특히 뻥튀기로 만든 초콜릿 샌드가 맛이 좋아 인기를 끌었다.

국제관은 들어서자마자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현장성을 살리기 위한 행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스페인은 아예 부엌을 부스로 가져와 음식들을 선보였다. 식품 회사 관계자로 박람회에 참가한 B씨(26)는 "마치 이태원에 온 것 같다"며 "박람회에서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필리핀 부스는 정말 현지 재래시장에 들어선 것 같았다. 잘 알려진 열대과일인 망고, 패션푸르트부터 낯선 오크라까지 현지 원물들을 선보였다. 모두 맛 볼 수 있게 전시돼 있었다. 처음 보는 오크라를 먹어봤다. 살짝 베어 물자 첫 맛은 마치 고추같아서, 한 입에 털어 넣고 씹었더니 마치 알로에 진액 같은 끈적한 물질이 불어나 질겅질겅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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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부스에서 선보인 오크라./사진=이슬비 기자
◇ IT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주목
식품기기전에서는 공장을 옮겨온 듯 거대한 기기를 그대로 가져와 전시하고, 작동시켰다. 실제 식품관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식품 기업 임직원이 기기를 살펴보고 물어봤다. 특히 이번 서울푸드2023에서는 처음으로  IT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시장 부문을 '서울푸드 어워즈(SEOUL FOOD AWARDS 2023)'에서 시상했다. ▲디포인덕션의 수평과 수직의 축이 동시에 돌아가는 '3D 자동 입체 교반 인덕션 볶음솥' ▲엘로이랩의 딥러닝 초분광 기술로 이물을 검출하는 'AI 초분광 이물 선별기' ▲참코청하의 두꺼운 원물도 포장상태로 단시간 해동이 가능한 '고주파 해동기' ▲디엔디전자의 물과 미량의 소금만을 원료로 친환경 살균소독수를 제조하는 '대용량 살균수제조 시스템' ▲한솔제지의 MAP전용 종이 소재 포장용기로 필름 분리가 용이하여 재활용성을 높인 종이 실링 트레이 등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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