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우울증, 마음의 병 아닌 '뇌 기능' 손상?… 영아기 때 정해져
이슬비 기자
입력 2023/05/25 15:48
지금까지 우울증은 큰 스트레스를 겪은 뒤 발병하는 마음의 질환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고도 우울증이 발병하지 않기도 해, 개별 우울증 발병 취약도가 다른 이유를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최근에는 우울증이 단순히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의 기능적 이상이 우울증 발병 취약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함병주 교수, 강유빈 연구교수 연구팀은 우울증과 관련한 뇌의 기능적 이상이 어떤 게 있는지 찾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19~64세 성인 중 우울증 환자 234명과 정상 대조군 215명의 뇌 MRI 영상, 우울 증상 심각도 등 여러 임상 관련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서 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전두엽, 안와전두피질, 전대상피질의 주름이 최대 약 5% 감소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에서 정서조절을 담당하는 영역은 부정적 감정을 인식하고 처리한다. 이 부위의 뇌 주름이 적을 경우 정서조절 신경회로의 기능 이상을 초래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Psychologic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