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온몸에 퍼지는 종양… 완치 없는 신경섬유종증
신은진 기자
입력 2023/05/25 09:49
[0.001%의 싸움]⑦신경섬유종증
조셉 메릭이라는 19세기 실존인물의 사연을 각색해 만든 '엘리펀트 맨'이라는 영화가 있다. 조셉 메릭을 모델로 한 주인공 '존 메릭'은 얼굴을 비롯한 전신이 커다란 종양으로 뒤덮인 탓에 종양을 감추고자 평생 커다란 봉투를 뒤집어쓴 채 살아간다. 그를 괴롭힌 종양의 원인이 바로 신경섬유종증이다.
신경섬유종증은 전신에 비정상적인 종양이 생기는 희귀질환으로 21세기에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그러나 세상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신경섬유종증은 절망보다 기대할 일이 많은 질환으로 바뀌고 있다.
◇전신에 종양 퍼지는 '신경섬유종증' 증상·중증도는 천차만별
신경섬유종은 신경계, 뼈, 피부에 발육 이상을 초래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신경섬유종증은 크게 1형과 2형으로 분류되며, 1형이 환자의 비중이 85%를 차지한다. 1형과 2형은 각각 NF1, NF2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인데, 유전으로 인해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경우는 50% 정도다.
유형에 따라 증상과 발병시기는 차이가 있다. 1형은 2500~3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주로 아동기에 발현한다. 나이를 먹으며 서서히 진행한다. 외관상 특징이 두드러져 약 70%의 환자가 생후 1세 이전에 신경섬유종증 1형 진단을 받는다.
1형 환자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밀크반점(카페오레 반점)'이라 불리는 연한 갈색 반점, 겨드랑이나 서혜부의 주근깨 반점, 덩어리 형태로 피부 표면에 생기는 피부신경섬유종, 척추전만증, 척추후만증과 같은 정형외과적 문제 등이 있다. 단순히 밀크반점의 수가 많다거나 척추 변형이 있다 해서 신경섬유종으로 진단하진 않는다.
1형은 신경섬유종증 특유의 증상 중 하나인 총상신경섬유종이 나타나는 경우는 최대 50% 정도다. 크기가 큰 섬유종을 뜻하는 총상신경섬유종은 모든 신체 부위에 발생하는데, 주로 피부나 척추 신경 근처에 발생해 외모 손상과 장기 압박, 통증을 동반한다. 종양은 커질수록 언어장애나 거동장애, 방광·내장기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 '엘리펀트 맨'도 총상신경섬유종이 있는 1형 환자의 사례에 속한다.
1형은 외형적 기형 문제가 커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기능에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 해외 연구를 보면, 총상신경섬유종이 있는 소아 환자는 공황 장애, 극도의 불안 등 자살을 매일같이 고민할 정도의 우울증 등을 겪는다고 알려졌다. 또한 일부 총상신경섬유종은 악성으로 변해 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2형의 발생빈도는 5만명 중 1명으로, 1형에 비해 드물게 발생한다. 신경섬유종의 위치는 주로 청신경이나 뇌 부근이다. 1형과 달리 외적으로 두드러지는 점이 없다. 섬유종의 크기가 문제를 일으킬 만큼 커지기 전까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고, 발병 시기는 10대 후반부터 성인기라, 건강한 삶을 유지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청력 상실을 겪거나 뇌 질환이 생겨 생명을 위협받는다.
이렇게만 보면 신경섬유종증은 굉장히 심각한 질환이지만, 신경섬유종증은 환자마다 중증도가 천차만별이라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가는 환자도 많다. 총상신경섬유종이 있는 1형 환자라도 섬유종 때문에 신체 변형, 기능 제한,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경우는 약 30% 정도다. 섬유종이 악성으로 변하는 경우도 5~10%로 드물다. 나머지는 환자는 말을 하지 않으면 환자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
다만, 2형은 종양의 위치가 발생하는 위치의 특성상 1형에 비해 삶의 질이 낮은 환자가 많다. 갑자기 청력 상실이 생겨 직업을 잃거나 섬유종이 뇌수막종 형태로 나타나 중환자가 되기 때문이다. 2형 환자의 80~90%는 발병 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약 있어도 못 쓰는 1형·약도 없는 2형… 완치도 관리법도 없어
신경섬유종증은 전신에 비정상적인 종양이 생기는 희귀질환으로 21세기에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그러나 세상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신경섬유종증은 절망보다 기대할 일이 많은 질환으로 바뀌고 있다.
◇전신에 종양 퍼지는 '신경섬유종증' 증상·중증도는 천차만별
신경섬유종은 신경계, 뼈, 피부에 발육 이상을 초래하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신경섬유종증은 크게 1형과 2형으로 분류되며, 1형이 환자의 비중이 85%를 차지한다. 1형과 2형은 각각 NF1, NF2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인데, 유전으로 인해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경우는 50% 정도다.
유형에 따라 증상과 발병시기는 차이가 있다. 1형은 2500~3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주로 아동기에 발현한다. 나이를 먹으며 서서히 진행한다. 외관상 특징이 두드러져 약 70%의 환자가 생후 1세 이전에 신경섬유종증 1형 진단을 받는다.
1형 환자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밀크반점(카페오레 반점)'이라 불리는 연한 갈색 반점, 겨드랑이나 서혜부의 주근깨 반점, 덩어리 형태로 피부 표면에 생기는 피부신경섬유종, 척추전만증, 척추후만증과 같은 정형외과적 문제 등이 있다. 단순히 밀크반점의 수가 많다거나 척추 변형이 있다 해서 신경섬유종으로 진단하진 않는다.
1형은 신경섬유종증 특유의 증상 중 하나인 총상신경섬유종이 나타나는 경우는 최대 50% 정도다. 크기가 큰 섬유종을 뜻하는 총상신경섬유종은 모든 신체 부위에 발생하는데, 주로 피부나 척추 신경 근처에 발생해 외모 손상과 장기 압박, 통증을 동반한다. 종양은 커질수록 언어장애나 거동장애, 방광·내장기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 '엘리펀트 맨'도 총상신경섬유종이 있는 1형 환자의 사례에 속한다.
1형은 외형적 기형 문제가 커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기능에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 해외 연구를 보면, 총상신경섬유종이 있는 소아 환자는 공황 장애, 극도의 불안 등 자살을 매일같이 고민할 정도의 우울증 등을 겪는다고 알려졌다. 또한 일부 총상신경섬유종은 악성으로 변해 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2형의 발생빈도는 5만명 중 1명으로, 1형에 비해 드물게 발생한다. 신경섬유종의 위치는 주로 청신경이나 뇌 부근이다. 1형과 달리 외적으로 두드러지는 점이 없다. 섬유종의 크기가 문제를 일으킬 만큼 커지기 전까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고, 발병 시기는 10대 후반부터 성인기라, 건강한 삶을 유지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청력 상실을 겪거나 뇌 질환이 생겨 생명을 위협받는다.
이렇게만 보면 신경섬유종증은 굉장히 심각한 질환이지만, 신경섬유종증은 환자마다 중증도가 천차만별이라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가는 환자도 많다. 총상신경섬유종이 있는 1형 환자라도 섬유종 때문에 신체 변형, 기능 제한,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경우는 약 30% 정도다. 섬유종이 악성으로 변하는 경우도 5~10%로 드물다. 나머지는 환자는 말을 하지 않으면 환자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
다만, 2형은 종양의 위치가 발생하는 위치의 특성상 1형에 비해 삶의 질이 낮은 환자가 많다. 갑자기 청력 상실이 생겨 직업을 잃거나 섬유종이 뇌수막종 형태로 나타나 중환자가 되기 때문이다. 2형 환자의 80~90%는 발병 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약 있어도 못 쓰는 1형·약도 없는 2형… 완치도 관리법도 없어
신경섬유종증은 원인이 비교적 뚜렷하고, 섬유종은 육안으로 확인되니 제거를 통해 완치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신경섬유종증은 뾰족한 치료법도, 완치도 없다. 위치를 가리지 않는 전신성,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1형은 총상신경섬유종의 크기를 줄여주고, 크기가 커지는 속도를 늦추는 약이 있으나 보험급여 문제로 사용이 제한되고, 2형은 약도 없다.
세브란스병원 임상유전과 오지영 교수는 "피부나 장기에 생긴 1형 총상신경섬유종이라도 혈관이나 신경조직과 얽혀 있어 완전한 제거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대개 전신에 퍼져 있어 제거를 위해 수차례 수면 또는 전신마취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장시간에 걸쳐 섬유종을 완전히 제거했더라도 진행성 질환이다보니 섬유종이 다시 생기는 일이 흔해 재수술을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해도 문제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 5명 중 2명은 1회 이상 종양 축소 수술을 받는데, 이 중 약 15%는 치유 지연, 출혈 및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을 겪는다.
그는 그래도 제거를 할 수 있는 경우는 다행인 편이라 전했다. 오 교수는 "섬유종이 기도에 있거나 신경이나 근육 등에 너무 가깝거나 제거하면 과다 출혈이나 기능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우엔 수술이 불가능해 병이 악화하는 걸 지켜봐야 할 수밖에 없다"며, "섬유종의 크기를 줄여주는 약물을 사용하는 게 최선인데, 현재 우리나라에선 신경섬유종 크기를 줄이는 약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신경섬유종의 크기를 줄이는 약물로 국내 허가를 받은 약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가 있다. 코셀루고는 2021년 기존에 치료법이 없던 증상이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의 치료에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나, 급여권 진입엔 난항을 겪고 있다.
1형보다 종양 발생위치가 좋지 않은 2형은 코셀루고도 효과가 없다.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아예 없고, 수술적 치료도 어렵단 얘기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이범희 교수는 "2형은 섬유종이 주로 청신경이나 뇌에 생기다보니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감마나이프나 방사선을 이용해 종양 크기를 약간 줄이는 정도의 부분적 시술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2형 환자들은 갑자기 청력 상실 등의 문제를 겪어 정신적 충격이 큰데 치료법도 없고, 수술도 어렵다보니 절망감에 빠져 추적관찰을 위한 병원 방문조차 하지 않고 집에만 머무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신경섬유종증 치료법이 마땅치 않은데다, 신경섬유종증 환자는 골다공증, 유방암 등의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고 알려져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신경섬유종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원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경섬유종 환자가 신경섬유종 진행이나 악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오지영 교수는 "신경섬유종은 부모와 자식 또는 형제·자매가 같은 돌연변이를 갖고 있어도 증상과 중증도는 각자 다르게 나타날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해 증상 악화에 미리 대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인 질환이다보니 면역력 상태에 따라 중증도가 달라지지도 않고, 특정 영양소를 더 챙겨 먹는다고 해서 섬유종 진행 속도가 느려지거나 덜 생기는 일도 없다"고 밝혔다.
◇치료제 개발 물꼬 터져, 추적관리 필수·건강 유지해야
신경섬유종증은 관리법조차 마땅찮은 질환이지만, 동시에 이제 막 희망이 생긴 질환이기도 하다. 1형은 약물치료로 증상 개선이 가능한 병임이 확인됐고, 2형 치료제 연구도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이범희 교수는 "1형의 경우, 약물치료를 하면 총상심경섬유종증의 크기 감소 효과에 성장발달 등 각종 합병증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음을 연구자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경섬유종증은 세포 성장 발달 신호 전달체계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라 1형 소아 환자들은 피부 섬유종 발생 외에도 학습장애, 언어장애, ADHD 등 굉장히 다양한 성장발달 문제까지 함께 생겨 환자와 보호자가 모두 힘들어하는데, 이제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지영 교수는 "신경섬유종증은 이제 막 치료제가 나오기 시작한 질환이다"며, "치료제 연구가 늘어나고 있어 더 많은 치료옵션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니 건강관리를 잘하며 새로운 치료제를 기다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온라인에서 신경섬유종증을 찾아보면 극단적인 사례만 나오는데, 잘 관리하며 문제없이 잘살고 있는 경우도 많으니 진단을 받은 후 너무 낙담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금 당장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고,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도 꾸준히 추적관리를 하며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범희 교수는 "1형은 꾸준한 관찰을 통해 나이에 맞는 적절한 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소아기에 학습장애, 언어장애, ADHD, 혈관장애 등이 생길 수 있고, 시신경교종이 생겨 영구 시력상실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주기적인 진료를 통해 제때 섬유종을 제거해야 한다"며, "성인기 이후에도 악성으로 변할 위험이 있는 섬유종일 조기에 제거하고, 고혈압이나 골다공증, 유방암 등 신경섬유종증 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더 크다고 알려진 질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검진을 꾸준히 하며 건강관리를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브란스병원 임상유전과 오지영 교수는 "피부나 장기에 생긴 1형 총상신경섬유종이라도 혈관이나 신경조직과 얽혀 있어 완전한 제거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대개 전신에 퍼져 있어 제거를 위해 수차례 수면 또는 전신마취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장시간에 걸쳐 섬유종을 완전히 제거했더라도 진행성 질환이다보니 섬유종이 다시 생기는 일이 흔해 재수술을 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해도 문제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 5명 중 2명은 1회 이상 종양 축소 수술을 받는데, 이 중 약 15%는 치유 지연, 출혈 및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을 겪는다.
그는 그래도 제거를 할 수 있는 경우는 다행인 편이라 전했다. 오 교수는 "섬유종이 기도에 있거나 신경이나 근육 등에 너무 가깝거나 제거하면 과다 출혈이나 기능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우엔 수술이 불가능해 병이 악화하는 걸 지켜봐야 할 수밖에 없다"며, "섬유종의 크기를 줄여주는 약물을 사용하는 게 최선인데, 현재 우리나라에선 신경섬유종 크기를 줄이는 약에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신경섬유종의 크기를 줄이는 약물로 국내 허가를 받은 약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가 있다. 코셀루고는 2021년 기존에 치료법이 없던 증상이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의 치료에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나, 급여권 진입엔 난항을 겪고 있다.
1형보다 종양 발생위치가 좋지 않은 2형은 코셀루고도 효과가 없다.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아예 없고, 수술적 치료도 어렵단 얘기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이범희 교수는 "2형은 섬유종이 주로 청신경이나 뇌에 생기다보니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감마나이프나 방사선을 이용해 종양 크기를 약간 줄이는 정도의 부분적 시술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2형 환자들은 갑자기 청력 상실 등의 문제를 겪어 정신적 충격이 큰데 치료법도 없고, 수술도 어렵다보니 절망감에 빠져 추적관찰을 위한 병원 방문조차 하지 않고 집에만 머무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신경섬유종증 치료법이 마땅치 않은데다, 신경섬유종증 환자는 골다공증, 유방암 등의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고 알려져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신경섬유종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원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경섬유종 환자가 신경섬유종 진행이나 악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오지영 교수는 "신경섬유종은 부모와 자식 또는 형제·자매가 같은 돌연변이를 갖고 있어도 증상과 중증도는 각자 다르게 나타날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해 증상 악화에 미리 대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인 질환이다보니 면역력 상태에 따라 중증도가 달라지지도 않고, 특정 영양소를 더 챙겨 먹는다고 해서 섬유종 진행 속도가 느려지거나 덜 생기는 일도 없다"고 밝혔다.
◇치료제 개발 물꼬 터져, 추적관리 필수·건강 유지해야
신경섬유종증은 관리법조차 마땅찮은 질환이지만, 동시에 이제 막 희망이 생긴 질환이기도 하다. 1형은 약물치료로 증상 개선이 가능한 병임이 확인됐고, 2형 치료제 연구도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이범희 교수는 "1형의 경우, 약물치료를 하면 총상심경섬유종증의 크기 감소 효과에 성장발달 등 각종 합병증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음을 연구자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경섬유종증은 세포 성장 발달 신호 전달체계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라 1형 소아 환자들은 피부 섬유종 발생 외에도 학습장애, 언어장애, ADHD 등 굉장히 다양한 성장발달 문제까지 함께 생겨 환자와 보호자가 모두 힘들어하는데, 이제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지영 교수는 "신경섬유종증은 이제 막 치료제가 나오기 시작한 질환이다"며, "치료제 연구가 늘어나고 있어 더 많은 치료옵션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니 건강관리를 잘하며 새로운 치료제를 기다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온라인에서 신경섬유종증을 찾아보면 극단적인 사례만 나오는데, 잘 관리하며 문제없이 잘살고 있는 경우도 많으니 진단을 받은 후 너무 낙담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금 당장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고,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도 꾸준히 추적관리를 하며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범희 교수는 "1형은 꾸준한 관찰을 통해 나이에 맞는 적절한 처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소아기에 학습장애, 언어장애, ADHD, 혈관장애 등이 생길 수 있고, 시신경교종이 생겨 영구 시력상실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주기적인 진료를 통해 제때 섬유종을 제거해야 한다"며, "성인기 이후에도 악성으로 변할 위험이 있는 섬유종일 조기에 제거하고, 고혈압이나 골다공증, 유방암 등 신경섬유종증 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더 크다고 알려진 질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검진을 꾸준히 하며 건강관리를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