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갑질 일삼는 사람들의 속마음은… [별별심리]

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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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박상철 화백
최근 인천의 한 카페에서 종업원에게 커피잔을 던지며 갑질을 한 손님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다. 갑질 행위는 일터에서도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실제 직원에 과도한 폭언을 하고 휴가 사용을 통제한 ‘갑질 공무원’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알바생 혹은 직원 등을 함부로 대하며 이렇게까지 갑질을 하는 이유는 무얼까? 갑질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헤쳐 봤다.

◇열등감 감추려는 심리 강해 
갑질은 내면적인 열등감에 의해 발생한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갑질을 하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불안하고 열등감 있는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불안이 계속 남아있고, 이를 타인에게 드러내기 두려운 마음에 반동형성이 작용돼 갑질 행위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동형성이란 쉽게 말해 열등한 자기 모습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마치 우월하고 센 사람인 것처럼 반대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임명호 교수는 "갑질을 하는 사람은 내면적인 열등감을 숨기기 위해 독재적이고, 오만하고, 폭력적으로 행동한다"고 말했다.

◇자존감 낮고, 인정욕구 강한 사람에게 잘 나타나
이러한 갑질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고려대 심리학과 김학진 교수는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속해 있는 집단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인정욕구는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욕구지만, 경쟁 상황이 과도해지면 상대적으로 그 욕구를 충족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갑질 등으로 인정욕구를 얻으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자존감이 갑질 행위를 유발하기도 한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남들보다 더 자주 경험할 수 있는데, 이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과도해져 갑질로 이어질 수 있다.


직급 역시 갑질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다. 김학진 교수는 "어떤 보상을 받으면 보상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이전과 동일한 보상엔 점점 반응하지 않게 된다"며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으로 굉장히 우월한 위치에 놓인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고자 하는 인정욕구가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갑질 행위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홀릭일 가능성도 높다. 임명호 교수는 "갑질을 일삼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사람으로 존중해 주지 않고, 쓰고 버리는 물건 취급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모든 걸 일 중심으로 생각하며 업무 효율성을 따지다 보니 그 과정에서 갑질행위가 발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 외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권력에 집착해 갑질 행세를 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자기감정 인식, 소통 등으로 갑질 근절 및 예방해야 
갑질 행위는 또 다른 갑질 행위를 낳는다. 김학진 교수는 "누군가가 갑질 행위에 직접적으로 항의하지 못할 경우 나보다 낮은 다른 계급의 사람에게 또 갑질을 하게 되는, 대물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 인정욕구를 채우기 위한 손쉬운 방식으로 갑질을 표출하는 잘못된 방식을 계속 선택하고 학습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자존감에 상처를 받게 됐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카페 아르바이트생, 친구, 가족 등에게 갑질을 하는 등의 행동으로 해소하는 것이 그 예다.

갑질을 줄이기 위해선 먼저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갑질을 하는 사람의 낮은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낮은 자존감이 갑질 행위를 발생시키는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김학진 교수는 "분노의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잘못된 방식으로 자존감을 해소하려 하는 행동이 되풀이된다면 갑질은 멈추지 않는다"며 "분노와 열등감을 느낄 때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찾는 자기감정 인식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이를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호 교수 역시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본인의 열등감을 깨우치고 상담 치료를 받는 등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며 "주변 지인과 소통하며 갑질 행위를 지적해 줄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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