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나이·스트레스가 탈모 원인? '원형 탈모'는 다르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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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탈모는 자가면역질환이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사람이 탈모의 원인을 노화로 인한 남성 호르몬 감소나 스트레스로 알고 있다. 탈모치료는 미용치료라는 인식이 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원형 탈모는 다르다. 일반 탈모환자의 치료는 의사들조차 보험급여 적용을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원형 탈모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원형 탈모는 일반 탈모와 무엇이 다른 걸까?

◇성별·인종 무관한 '자가면역 질환'
원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인 대머리와는 달리 부분 탈모에서 전신 탈모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원형의 모양으로 모발이 갑자기 빠지는 게 특징인데, 증상이 심한 환자는 두피 모발 전체가 빠지기도 하고, 눈썹, 속눈썹, 체모 등 전신의 털이 다 빠지기도 한다.

유병률은 모든 인종에서 비슷하고 남녀의 비율도 비슷하다. 전 인구의 2%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추측한다. 국내 원형 탈모 환자 수도 2021년 기준 17만 명에 달한다. 남성형 탈모와 달리 대부분은 30세 미만에서 발생하고 20대에서 40대 환자 수가 가장 많다.

이는 원형 탈모가 단순 노화나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원형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학적 요인”이라며,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떠한 자극 등의 이유로 T세포가 활성화되어 모낭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을 가하면서 면역 반응을 유발하게 되고 이 반응이 원형 탈모를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만성 자가면역질환 합병증·정신과 질환 동반 흔해
원형 탈모는 자가면역질환이다보니 다른 질환을 동반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질환으로 취급된다. 원형 탈모 환자의 약 10%는 갑상선질환이나 백반증,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하고 있다.

특히 중증 원형 탈모는 각종 정신과 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적지 않다. 전체 모발의 50% 이상 빠지는 걸 중증 원형 탈모라 하는데, 20% 이상만 빠져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20대 이후에 눈썹과 속눈썹이 빠지면 대인관계와 사회생활 전반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우울증 등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유박린 교수는 “원형 탈모증 환자는 만성 자가면역질환 합병증을 동시에 겪을 수 있다"며, "정신과적 장애 유병률이 70%에 이를 정도로 정신적 문제를 동반할 위험도 커서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테로이드·면역치료제로 치료 가능하지만 부작용 커
다행히 경증의 원형 탈모는 바르는 스테로이드제로 잘 회복이 된다.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사례도 있다. 원형 탈모가 발생한 지 1년 미만이면서 원형 탈모반이 1~2개 이하일 때 자연 회복률이 80% 가까이 된다.

그러나 탈모 면적이 넓은 중증 이상 원형 탈모는 바르는 연고 외에 전신적인 치료(경구 약제)가 필요하다. 경구 약물치료에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 등이 있는데, 약물치료엔 여러 문제가 있다.

중증의 원형 탈모의 경우 어떠한 치료를 하여도 호전되지 않는 난치성 원형 탈모가 존재한다. 혈당 증가, 혈압 상승, 체중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증상이 개선돼 약제를 중단하거나 감량하면 재발하는 일이 흔하다.

◇재발 흔해 당뇨·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야
최근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은 중증 원형 탈모치료 신약이 등장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원형 탈모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원형 탈모는 재발을 반복한다. 탈모 정도가 심하거나 유병 기간이 길거나, 어린 나이에 발병한 경우, 아토피피부염을 동반한 경우, 손·발톱까지 침범한 사례의 경우에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박린 교수는 "원형 탈모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로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다”며, “원형 탈모 역시 당뇨, 고혈압, 아토피피부염 등의 만성질환처럼 평생 치료하며 조절, 관리한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탈모 전문의의 진료를 통한 맞춤 치료 계획으로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탈모 범위, 탈모 기간 등에 따라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중증 원형 탈모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자살을 생각하거나 불안, 우울 장애 등 정신과 질환을 동반하고 있으며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물론, 고용 불안의 위기에 놓였다”며 “원형 탈모는 심각한 질환이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