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통증 정도·생활 습관·미용까지 고려… 무지외반증 수술, 환자와 발맞춰 진화한다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입력 2023/04/19 09:09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63)
그런 발에 병이 발생하면 건강과 함께 미용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대표적으로 무지외반증이다. 발가락이 발 바깥쪽으로 휘는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은 높은 모계유전성을 보인다. 엄마에게서 딸에게로 옮겨가기 쉽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발 앞쪽이 좁은 신발을 신으면서 후천적으로 변형이 생기기도 한다. 주로 하이힐 등의 신발이 무지외반증을 야기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무지외반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네 배나 더 자주 관찰된다.
통증과 불편함을 수반하는 것도 문제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것도 문제다. 여성들의 경우 특히나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통상 발가락이 휜 각도가 20~30도를 넘으면 중등도 단계로 분류된다. 통증의 수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겠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환자들은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통증이 심하지는 않을까, 부작용은 없을까, 흉터가 남지는 않을까, 회복 기간이 길어서 회사를 오랫동안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이런 환자들의 염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MIS(minimally Invasive Surgery)로도 알려진 최소침습술이다. 2~3㎜ 정도의 최소 절개를 통해 수술을 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다. 환자들도 흉터에 대한 부담이 적다.
아무래도 흉터에 민감한 20~40대 여성들은 미세침습술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세침습술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 시 시야가 제한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절개술보다는 합병증 비율이 높다. 그래서 의사의 숙련도가 다른 수술 방법보다 훨씬 중요한다. 반대로 일반적인 절개술의 경우에도 봉합이 깔끔하게 이뤄진 경우는 흉터가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수술 시간이 짧게 이뤄지면 통증도 MIS술식과 차이가 없거나 더 적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발이나 내반 등 전체적인 합병증이 적다. 결국 핵심은 의사의 숙련도다.
환자가 원하는 수술이란 한 번으로, 합병증 없이,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좋은 의사의 조건은 이를 위해 환자 개개인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의료기술의 발전이 환자의 고통과 불편함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돼 온 것처럼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태도도 그래야 한다.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가 치료를 마치고 나갈 때 덜 아프고 덜 불편한 상태였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것이 모든 수술법에 우선하는 의사의 기본 소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