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안 좋으면 피부 질환 생길 수 있다고요?

이슬비 기자

▲ 치주 상태가 안 좋으면 건선 등 피부 질환 발병 위험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주 상태가 안 좋으면 건선 등 피부 질환 발병 위험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주 질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다. 2021년 외래 다빈도 질환 통계에 따르면 치주 질환 환자가 감기, 고혈압 환자보다도 많았다. 주로 구강 세균에 의해 발병하는 치주질환은 구강에 생긴 염증이 혈관 내로 침투해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등 각종 중증 전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잇몸 관리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런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세계 최초로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제정했다. 날짜는 삼(3)개월마다 잇(2)몸을 사(4)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제15회 잇몸의 날'인 오늘(2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치주질환과 피부 질환인 건선, 아토피 사이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치주 질환 있으면 피부 질환 건선 발병률 올라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박준범 교수와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치주 상태와 건선 등 피부질환 발병 사이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건선은 1~3% 유병률을 보이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걸리면 두피, 얼굴 등에 은백색 비늘이나 다양한 크기의 붉은색 구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건선은 피부, 손발톱 외 관절을 침범하기도 해 관절염 발병 위험도 높이며, 비만,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 등 다양한 전신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 데이터로 2009년 1~12월까지 치주질환이 없는 사람 약 865만명과 치주질환이 있는 약 110만명을 대상으로 건선 피부질환 발생율을 9년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치주질환이 있는 그룹은 없는 그룹보다 건선발생 위험이 11%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질환이 있으면서 흡연까지 하는 사람은 건선 발생 위험이 무려 26.5%까지 올라갔다. 이지현 교수는 간담회에서 "치주질환이 건선의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치주질환과 건선이 몇 가지 병리 과정을 공유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처럼 보인다"며 "치주질환과 건선은 체내 비슷한 염증 반응 환경을 유도하고, 공통의 위험인자와 동반 질환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이 특정 병원체에 의해 유발되면 건선과 유사한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치주질환도 건선과 마찬가지로 종양 괴사 인자-알파 (TNF-alpha), 인터루킨(IL)-13, 17 등 전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을 유도하고, IL-4,10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준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선 피부질환에서 치주질환의 영향을 대규모 인구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잇몸출혈이 있을 때 아토피 발병 위험이 14%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으므로 올바른 잇몸관리를 통해 피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전신질환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염증 수치 높이는 환경적 요인, 치주·피부 질환 발병 위험 높여
치주질환과 피부질환 사이 관계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으로도 설명된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나타나는 유전자 기능 변화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운동,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세포 속 유전 정보에 미친다고 본다.

건선과 치주질환 모두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 환경적인 공통 요인에 의해 발병 위험이 올라간다. 이런 같은 환경적 요인 차이가 세포반응과 면역반응 차이를 유발하므로, 흡연 등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한 질환이 발현했다면 또 다른 질환 유발 가능성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단지 타겟된 세포가 잇몸 세포인지, 피부 세포인지에 따라 치주질환, 피부질환을 앓게 되는 것. 서울대 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는 "만성치주염을 일으키는 것은 치주질환유발세균에서 발생되는 독소인데, 독소가 배출되면 우리 몸에선 이를 막기 위한 면역 반응이 발생된다"며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치조골 흡수와 치아 상실까지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선도 면역 반응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생되는데, 치주질환이 이런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치주 질환이 있는 환자의 단백질 차이를 보기 위해 조직을 시퀀스 분석해보니, 단백질이 변했고, 세포 외 기질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결국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뼈, 연골, 결합 조직, 피부 등 모든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영단 교수는 "치주질환이 있는데 여기에 염증을 유발하는 또 다른 환경적 요인인 흡연까지 더해지면 더욱 피부 질환 발병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 3·2·4 수칙, 치주 질환 예방의 길

▲ 23일 대한치주과학회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치주과학회 계승범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이슬비 기자


치주질환은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대한치주과학회에서는 3월 24일 숫자를 활용해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제시했다. ▲하루에 세(3)번 이상 칫솔질 ▲일년에 두(2)번 스케일링 ▲사(4)이사이 치간칫솔이라는 의미다. 서울대 치과병원 치주과 김성태 교수는 "구강세균 관리를 잘해야 깨끗한 구강 환경뿐만 아니라 피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며 "치석이 쌓이면 치주질환으로 이어지므로 특히 정기적인 치석 제거술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은 염증을 유발해 치주 질환 발병률을 높일 수 있으므로 삼가하는 것이 좋다. 박준범 교수는 "술을 마셨다면 반드시 이를 닦고 자야 염증이 생기는 걸 그나마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대한치주과학회 계승범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중에도 치주질환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1700만명이 넘는 외래환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며 "건강한 잇몸을 위해 3·2·4 수칙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동국제약 송준호 대표이사는 "잇몸의 날은 잇몸병과 다양한 전신질환 간의 관계를 밝히는 다양한 연구로 더 많은 일반인들이 잇몸 관리의 중요성을 알아 갈 수 있는 뜻깊은 캠페인"이라며 "앞으로도 잇몸의 날이 잇몸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잇몸병 관리를 위한 실천을 독려할 수 있는 대국민 캠페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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