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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테스터엔 벌레들이 산다?

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

서동혜의 화장품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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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친구나 가족과 화장품을 같이 쓰는 경우가 있고 화장품을 구매할 때 여러 사람이 사용한 화장품 테스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특별한 날 메이크업을 받을 때는 공용의 화장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서 사용하는 화장품, 피부에 문제는 없을까?

이러한 공유화장품을 통한 모낭충의 감염을 우려한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파운데이션, 마스카라, 립스틱 등의 메이크업 화장품에서 모낭충의 생존 시간을 조사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쓰는 화장품이 모낭충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실험은 살아있는 모낭충을 화장품 샘플에 넣어 현미경으로 모낭충의 운동성을 관찰하였고 모낭충의 운동 중단을 사망의 징후로 간주하여 생존시간을 확인했는데 립스틱에 묻어있는 모낭충은 148시간 동안 생존하였고, 마스카라에서의 평균 생존시간은 21시간, 파운데이션은 2시간으로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보고했는데 립스틱과 마스카라에서 모낭충의 생존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모낭충은 피지진드기, 혹은 여드름진드기로 알려져 있는데 얼굴 피지에 진드기가 있다고 생각하면 당황스럽지만 피지선과 모낭에 기생하는 진드기, 모낭충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갖고 있다. 모낭충은 얼굴, 가슴, 속눈썹, 눈꺼풀 등에 존재하는데 피지 분비가 늘어나거나, 혈관이 확장될 경우, 또 피부 면역이 깨지는 상태가 될 때 모낭충의 개수가 증가된다. 어떠한 이유로든 모낭충의 단위면적당의 개수가 늘어나면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코주위, 입술주위에 붉은 구진이나 농포를 보이고 여드름과 비슷한 피부트러블을 보이기도 하며 심하면 가려움과 화끈거림을 보일 수 있다. 이렇게 늘어난 모낭충은 타인과 공유하는 화장품을 매개로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화장품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피지는 트리글리세라이드 30~50%, 유리지방산이 15~30%, 세라마이드가 3~6%, 콜레스테롤이 1.5~2.5% 정도를 차지하며, 피지 지질의 특징적인 성분인 왁스에스테르가 26~30%, 스쿠알렌이 12~20% 로 구성되는데 모낭충이 피부에서 살아가는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립스틱에서 모낭충의 생존시간이 긴 이유는 스틱 타입의 립스틱 제형에 왁스 등의 유분 성분이 사용되고 이와 더불어 수분 증발을 방지하는 다양한 유형의 연화제가 포함되어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늘리기 때문이다. 립스틱에 묻은 모낭충은 148시간 동안 생존되는 것이 관찰되었기에 짧은 시간 내에 사용하는 공유 립스틱을 통해 모낭충의 전파가 일어날 수 있고, 그 결과 입 주위 모낭충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낭충은 얼굴 피지선이 있는 곳 이외에 속눈썹에도 존재한다. 속눈썹에 사용하는 마스카라를 사용할 때 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마스카라 성분 중 일부는 모낭충의 표면에서 수분 증발을 방지하며 이는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늘려 모낭충의 잠재적인 감염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마스카라 혹은 아이라이너 등을 타인과 함께 쓰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파운데이션은 2시간 정도의 짧은 모낭충의 생존기간을 보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파운데이션에 함유된 디메티콘 성분 때문이다. 디메티콘은 모낭충의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수분배설을 억제하여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단축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파운데이션은 립스틱이나 마스카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모낭충의 생존기간을 보이지만 손가락으로 얼굴 전체적으로 펴서 바르기 때문에 노출 면적이 넓고 피지가 많아 짧은 시간에 여러 사람이 사용할 경우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고려할 때 모낭충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짧은 간격으로 공유되는 화장품은 사용자 간의 모낭충이 이동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는 화장품일 경우 일회용 주걱 등을 사용하여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메이크업 화장품은 가급적 개인용으로 사용하길 권한다.

이와 함께 화장을 할 때 사용하는 스폰지, 에어퍼프, 브러시 등도 처음 사용한 사람에서 다음 사람으로 감염의 매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화장 도구는 각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세척하지 않은 화장 도구들은 세균이 증식될 수 있어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은 중성 세제 등을 이용하여 세척하고 잘 말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화장품의 유분이 엉겨 붙어 있기 쉬운 아이라이너 브러시나 립 브러시 등은 아이 리무버로 1차 유분을 제거한 후 중성세제로 세척한다. 색조 화장품 중 케이스에 함께 들어있는 쿠션 퍼프나 쉐도우 브러쉬 등도 세척한 후 사용하는 것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