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심근경색 재발을 막으려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적극적으로 낮춰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환절기는 심혈관질환에 치명적인 시기다. 실제로 환절기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한다. 우리나라 사망원인통계를 봐도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일교차가 큰 3월에 겨울만큼 많이 발생한다. 꽃피는 3월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심근경색 예방·관리법을 알아두자.

◇생각보다 무서운 일교차… 1℃ 달라지면 사망률 2.46% 증가
왜 일교차가 큰 날씨에 심혈관질환이 증가할까? 원인은 극심한 일교차에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환절기에는 심장과 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깨지기 쉽고, 혈관도 갑자기 과도하게 수축해 심장에 부담이 늘기 쉽다. 또 일교차가 증가할수록 우리 몸에 산소 흡수량, 심박수, 심장작업부하 등이 증가해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일교차 1℃당 사망률은 0.7~1.86% 증가하고, 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의 사망률은 1℃ 변화에 따라 2.46% 증가한다.

여러 심혈관질환 중에서도 심근경색은 환절기에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하다. 심근경색은 재발 우려와 사망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의 1차 발병 시기 사망률은 20~30% 수준인데, 재발 시 사망률은 68~85%로 사망률이 약 3배 높아진다. 문제는 심근경색은 발병 후 1년 내 재발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심근경색 환자의 약 10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심근경색이 재발한다.

◇심근경색 재발률 좌우하는 LDL 콜레스테롤
다행히 심근경색은 원인 관리만 잘해도 재발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심근경색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원인은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이다. 전 세계적으로 허혈성 심장질환의 56%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통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심혈관계 질환 재발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다수 존재한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질환의 일종으로 관상동맥질환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혈관 속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관상동맥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데, 이로 인해 혈관 내부가 두터워져 혈액 순환이 막히게 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에서 낮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매우 중요하지만, 국내 고L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2022년 자료를 보면, 20세 이상 성인의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20년 19.1%로 성인 5명 중 1명에 달한다. 2007년 8.7%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약물 치료 효과 ‘우수’ 적극적인 치료 필수
지난해 11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개정했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인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심혈관질환 재발을 예방하고자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를 강화한 조치이다.

개정된 지침은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면서 LDL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55mg/dL 미만으로 낮추고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하길 권고했다. 심혈관질환 재발 예방을 위해선 낮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 달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진료지침의 경우, 고위험군 또는 초고위험군 환자에게 고강도 스타틴, 에제티미브와 함께 전구단백질 전환효소 서브틸리신/켁신 9형 (PCSK9) 억제제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또한 진료지침을 통해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해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PCSK9 억제제 병용을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에볼로쿠맙 등의 PCSK9 억제제가 승인돼 사용되고 있으며, 스타틴과 병용했을 때 위약군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46–73%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충기 교수는 "최근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의 경우 1년 이내의 재발 위험이 가장 커 환절기 시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심근경색 환자라면 의사 처방에 따른 철저한 약물 복용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정기적인 진료와 검사를 통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고, 충분히 낮은 수준으로 (55mg/dL 미만)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약물치료를 유지해야, 심근경색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라고 했다.

김충기 교수는 “따뜻한 봄날이라도 일교차가 클 경우 오전에 갑작스럽게 차가운 날씨에 노출된다면 심근경색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어 적절한 보온에 주의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