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숙취 때문에 괴로워도… ‘이 약’ 복용은 금물
전종보 기자
입력 2023/03/01 08:00
과음한 다음 날 찾아오는 두통은 알코올 속 ‘아세트알데히드’ 성분이 원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술을 마실 때 체내에서 분해되는 알코올의 대사물질로, 몸에서 아세트알데이드를 해독하는 과정에서 혈관이 확장돼 두통이 발생한다.
이 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몸에서 분해되지 않은 아세트알데히드와 함께 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간에서 3가지 방법으로 대사되는데, 그중 하나가 ‘CYP2E1’라는 효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CYP2E1에 의해 대사될 경우 효소 중 5~15%가 간세포를 파괴하는 물질인 NAPQI로 변할 수 있다.
알코올도 CYP2E1 효소에 의해 대사되기 때문에, 음주 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를 먹으면 체내 CYP2E1 양이 급증하고 NAPQI 생성량 또한 증가하면서 간에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의 경우 이미 CYP2E1 효소가 늘어난 상태일 수 있으므로 평소에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술 마신 다음 날 진통제가 필요하다면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는 알코올과 대사 효소가 겹치지 않는다. 다만 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잦은 과음으로 위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숙취를 겪지 않으려면 일단 과음하지 말아야 하며, 어쩔 수 없이 술을 많이 마셨다면 충분한 숙면과 수분 섭취를 통해 알코올을 분해할 필요가 있다. 숙면을 취하면 다른 신체활동이 없어 간이 알코올 분해에 집중할 수 있다. 물은 알코올의 이뇨 작용으로 인해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고 몸속 알코올을 희석해준다. 물 대신 이온음료나 꿀물을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미네랄, 전해질 성분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데, 이온음료를 통해 해당 성분들을 보충할 수 있다. 꿀물은 과음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떨어진 혈당을 올려 숙취해소에 효과적이다. 이밖에 비타민C·아스파라긴산·메티오닌·카테킨이 들어있는 과일, 콩나물, 북어, 녹차 등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