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이렇게’ 아프면 편두통 의심해야

전종보 기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통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증상이다. 많은 사람이 겪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한 편두통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실제 편두통을 방치해 오랜 기간 고통 받거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편두통은 원인 없이 두통이 발생하는 ‘일차 두통 질환’ 중 하나로, 극심한 두통이 지속되고 길어도 3일 안에 호전된다. 심장이 뛰는 듯한 박동성 통증이 특징이지만, 찌르거나 조이고 욱신거리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울렁거림,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빛·소리에 민감해질 수도 있으며, 조금만 움직여도 골이 흔들리듯 아파 누워있어야 하는 경우 또한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구의 10~15%가 환경과 신체 변화에 민감한 ‘편두통성 뇌’를 가지고 태어난다. 편두통성 뇌는 일반 뇌보다 활동성이 높지만, 비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쉬지 않고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처리하며, 외부환경과 신체 내부를 감시하면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한다. 예를 들어 본인은 의식하지 못해도 날씨·계절·기온·습도 등의 변화와 불빛, 소리, 냄새, 스트레스 상황, 생활습관 변화 등을 빠르게 감지해 뇌 활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것은 과민반응이 아닌 정상적 생존 반응이지만, 편두통 환자는 모든 신호를 놓치지 않고 감지·반응하다보니 뇌 활동이 과잉될 때가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미지 교수는 “뇌의 과활성이 일어나면 뇌에서 이상 신호가 퍼지고 연쇄적으로 뇌막의 혈관과 신경들이 복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두통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문진을 통해 편두통 진단을 내리며 다른 원인으로 인한 두통과 감별하기 위해 뇌 영상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편두통성 두통이 발생하고 매번 4~72시간 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5번 이상 했다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편두통 급성기치료는 두통이 시작된 후 두통과 동반된 증상을 멈추거나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단 편두통이 시작되면, 진통을 위해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를 신속히 복용하고 더 심해지지 않도록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가벼운 편두통은 일반 진통제로 치료 가능하지만, 중등도 강도 이상 편두통은 확장된 뇌혈관을 수축시키는 ‘트립탄계 약물’ 등 전문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진통을 위해 급성기 약물을 한 달에 10회 이상 사용할 경우 만성 편두통, 약물과용 두통 등 합병증성 두통으로 변형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혈관수축 작용이 없는 ‘디탄계 약물’도 개발·출시됐으며, 먹는 약이 아닌 전자약, 즉 의료기기를 통한 신경 조절 치료도 가능하다.

두통 빈도가 잦거나 두통 강도가 심해 급성기약물로 해결되지 않으면 두통 발생 빈도·강도를 줄여주는 예방치료를 병행한다. 예방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에는 항우울제, 항뇌전증약,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등이 있다. 이 약물들은 꾸준히 수개월 이상 먹으면서 치료 효과를 지켜보기 때문에, 담당 의사와 상의하면서 장기적인 치료를 이어나가는 것이 좋다.

만성 편두통일 경우 보톡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보톡스는 흔히 주름 개선용 주사라고 알려져 있지만, 편두통을 유발하는 근육과 신경 부위에 약 31곳 이상 주사하면 보톡스 주사 성분이 신경 말단으로 들어가 통증 전달 물질들을 차단한다.

편두통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카페인이나 강한 시각 자극 등 뇌의 과활성을 유발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편두통 유발 인자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상황을 피한다면 편두통성 두통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지 교수는 “두통이 잦아지고 만성화되면 치료가 더욱 어렵다”며 “편두통처럼 보이지만 위험한 원인이 숨어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진단·치료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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