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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을 대상으로 10가지 질문을 해 사망률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이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10가지 질문을 해 사망률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이 나왔다.

하버드대 의대 내과 사친 샤(Sachin Shah) 교수팀은 대부분 연구와 임상에서 사회적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정량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사회적 노쇠 지수'를 확인할 수 있는 계산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최근 사친 샤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를 기반으로 제작됐는데, 해당 연구는 지난달 초 과학 저널 PNA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성인 8000명 이상을 모집해 183가지 사회적 특성을 고려하며 4년간 추적했다. 그 기간 약 22%인 1760명이 사망했다. 고려한 요인 중 조기 사망 위험과 연관되는 것은 총 8가지였는데, ▲외롭고 ▲위생적으로 안 좋은 곳에 살고 ▲재정 통제력이 없고 ▲1년에 한 번 미만 자녀를 만나고 ▲급여 받는 일을 하지 않고 ▲손주 등 어린이와 활동하는 것을 피하고 ▲자원봉사를 하지 않고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낄수록 수명이 짧았다.

연구팀은 8가지 요소에 나이와 성별을 묻는 질문을 넣어 총 10가지 질문을 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특정 질환이 아닌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추정한다. 직접 답변을 넣어봤더니, 일하고 있는 70세 남성이 한 달에 한 번 자녀를 만난다고 답변하자 4년간 사망할 확률은 7%인 것으로 나왔다. 반면, 같은 조건의 남성이 자녀를 전혀 보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사망률은 11%로 높아졌다.

사회적 노쇠의 근본적 이유는 외로움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친구나 가족을 만나지 못해 외로운 게 만성화되면 신체 내에서 투쟁-도피 반응 (Fight-or-flight response)을 유발해 호르몬과 염증 수준이 급증할 수 있다. 투쟁-도피 반응이란 스트레스 환경이나 생존을 위협당하는 상황에 놓이면 나타나는 신체 생화학, 신경계 반응을 말한다.


이 반응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만성 염증으로 면역 체계가 악화하고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300만 명 이상을 조사한 한 메타 분석 연구에서 외로운 사람은 외롭지 않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할 확률이 26~3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외로운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50%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친 샤 교수는 "장수에 대해 얘기할 때 우리는 지나치게 의학적 상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일상생활이 건강 상태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회적 노쇠 지수 질문
1. 몇 살입니까?
2. 성별은 무엇입니까?
3. 살아있는 자녀가 있습니까?
4. 자녀를 얼마나 자주 만나나요? (우연한 만남 포함)
5. 각 활동을 얼마나 자주하나요?
- 손주, 조카나 이웃 아이들과 활동
- 다른 자원봉사나 자선 활동
6. 외롭다는 생각을 얼마나 하나요?
7. 집에서 도보로 20분 이내 지역의 위생은 어떻다고 생각하나요?
8. 자신의 재정 상황을 스스로 통제하나요?
9.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날이 얼마나 되나요?
10. 현재 급여를 받으며 일하고 있나요?

*해당 프로그램은 헬스조선 홈페이지에 있는 해당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