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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소홀히 씹는 사람이 많은데, 음식을 덜 씹으면 쉽게 과식하게 되고 소화 불량이 일어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 삶을 위해 무엇을 먹느냐 고민하는 만큼 먹는 방식도 중요하다. 의외로 음식 씹기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다. 바쁜 탓에 빠르게 식사를 하거나 음식을 완전히 씹기도 전에 꿀꺽 삼키는 식이다. 하지만 음식을 대충 씹고 넘겼다간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덜 씹는 습관, 과식·소화불량 일으켜
음식을 덜 씹는 습관은 과식을 유도하고, 영양분 흡수를 방해한다. 음식 씹기는 소화의 첫 단계다.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으면 다량의 침이 분비된다. 침 속에 아밀레이스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효소는 전분을 빠르게 분해해 당분으로 만든다. 혈중 당분 농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뇌의 만복 중추라는 곳에 전달된다. 따라서 많이 씹을수록 배불러지고, 덜 씹을수록 쉽게 배고픔을 느낀다. 실제 아몬드를 25~40회 씹는 것이 10회 씹었을 때에 비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고, 영양분 흡수도 더 잘 된다는 연구 결과가 2009년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 발표됐다. 또 덜 씹는 습관은 소화 불량을 일으킨다. 음식을 씹을 때 타액이 분비되고, 음식을 삼킬 때 음식물이 식도에서 위(胃)로 넘어간다. 음식을 덜 씹게 되면 그만큼 타액 분비가 줄어드는데, 음식이 덜 분해된 체로 넘어가 위에 부담을 준다.


◇꼭꼭 씹는 습관, 치매 예방하기도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은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기도 한다. 턱을 움직일 때 뇌로 가는 혈류가 늘어나는데, 이로 인해 뇌에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돼 치매가 예방된다. 2009년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를 껌을 씹는 그룹과 껌을 씹지 않은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에게 30분간 1~9중의 숫자를 불러주고 이를 기억하게 했다. 연구 결과, 껌을 씹은 그룹이 숫자를 더 빨리, 정확하게 기억했다. 일본 규슈대 연구팀도 음식을 잘 씹지 않는 습관이 뇌의 혈액순환을 더디게 해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꼭꼭 씹는 습관은 입 냄새와 치주 질환을 예방한다. 침이 입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강의 건조함은 입 냄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입속이 건조하면 아침, 저녁으로 입 냄새가 심해지고 심하면 충치나 잇몸질환도 생긴다. 평소에 침은 1분당 0.25~0.35mL 가량 분비되는데, 음식을 오래 씹었을 때 1분당 최대 4mL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을 씹을 때는 입술을 다물고 충분히 씹는다. 가능하다면 음식을 한 입 먹을 때마다 최소한 32회 이상 천천히 씹는 게 좋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더 많이 씹어야 할 수 있다. 음식의 질감이나 형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씹었다고 판단되면 그때 음식을 삼킨다. 


이해나 기자 | 이채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