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밝혀진 전 교황의 자진 사임 이유… '이 병' 때문이었다

이해나 기자 | 이채리 인턴기자

▲ 지난달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자진 사임한 이유가 불면증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선종(善終)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2013년 교황직을 자진 사임한 이유가 '불면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2005년부터 불면증에 시달렸다. 독일 잡지 포커스에 따르면 교황은 자신의 전기 작가에게 보낸 편지에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청년의 날' 행사 이후 나를 계속 따라다니는 불면증이 사임의 주요한 계기였다"고 적었다. 주치의에게 처방받은 약이 처음에 효과를 보였지만 곧 한계에 도달했고, 가톨릭교회의 수장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점점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불면증은 겉보기엔 가벼워 보이는 질병이지만 방치했다간 정신과 신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방치했다간 우울증·심혈관질환 발병 위험 
불면증은 잠자리에 들기 좋은 환경과 조건이 구비됐음에도 2주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불면증 환자는 야간에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어나 잠을 설치거나, 잠들기 힘들어한다. 주로 스트레스, 수면 주기의 변화로 며칠간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3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본다. 불면증은 ▲흡연, 음주, 카페인 음료 등 생활 습관 ▲이웃의 텔레비전 소리, 자동차 소리 등 환경적 요인 ▲수면 무호흡증, 두통, 관절염 등 신체적 요인 ▲우울증,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난다. 심하면 우울, 불안 등이 나타나고, 면역체계가 무너진다. 실제 2017년 수면과 생체리듬 저널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4시간 이하인 사람들은 적정 수면시간인 7시간을 자는 사람보다 불안 장애 위험도가 최대 4배 이상 높았고, 우울증 위험도는 3.7배에 달했다. 불면증을 방치했다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8배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 또한 같은 해 임상수면의학지에 발표됐다. 실제로 베네딕토 16세도 뇌졸중, 심장병 등의 지병이 있었다.

◇불면증 심하면 내원 치료해야 
생활 습관 개선은 불면증에 도움을 준다. 매일 같은 시간에 침대에 누워 불을 끄고 잠을 자는 게 좋다. 밤에 잠을 자고 낮에 깨어 있어야 한다. 뇌는 낮에 빛을 쫴 멜라토닌이라는 수면 유도 호르몬을 만드는데, 이 호르몬은 밤에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침에는 햇빛을 보고, 밤에는 일찍 잠에 들도록 한다. 자기 전,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금물이다. TV와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이 뇌를 자극해 눈만 감고, 뇌는 깨어 있는 상태가 지속된다. 이 외에도 커피 등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피하고 바나나, 상추 등 불면증에 좋은 음식을 섭취한다. 

만성 불면증 환자는 내원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불면증 치료는 주로 인지행동 치료, 약물 치료 등으로 진행되는데, 인지행동치료는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나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치료법이다. 약물 치료는 도파민 활성도를 높이는 약, 감각신경 활성도에 관여하는 약, 철분 등을 사용한다. 다만, 졸피뎀 등의 수면제는 내성과 심리적 의존성이 있어 끊기 어렵다. 게다가 약을 계속 늘려야 해서 부작용 위험이 크다. 베네딕트 16세도 약물 치료에 한계를 겪은 것도 내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낮에 활동력이 떨어지는 등의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수면제는 사용하더라도 단기간 사용해야 하며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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