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명절에 받은 사과·배, 같이 보관하면 안 되는 이유
전종보 기자
입력 2023/01/23 14:00
에틸렌은 과일이나 채소가 익을 때 만들어지는 호르몬의 일종이다. 에틸렌이 생성되면 과일 숙성이 촉진돼 빠르고 균일하게 익을 수 있다. 다만 에틸렌으로 인해 엽록소가 분해될 경우 과육이 무르거나 변색되기도 한다.
사과는 에틸렌이 활발하게 생성되는 과일 중 하나다. 수확한 후에도 기공(외부와 연결된 작은 구멍)을 통해 가스로 에틸렌을 배출한다. 사과 외에 복숭아, 바나나, 토마토, 살구, 아보카도, 자두 등도 에틸렌이 잘 생성된다.
이 같은 과일·채소를 에틸렌에 민감한 과일·채소와 함께 두면 쉽게 상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에틸렌에 민감한 과일·채소에는 배와 키위, 감, 오이 등이 있다. 브로콜리·파슬리·시금치의 경우 에틸렌이 많은 과일·채소와 보관하면 누렇게 변색될 수 있으며, 양상추는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양파는 쉽게 건조해지고, 당근과 아스파라거스는 각각 쓴맛이 강해지거나 식감이 질겨진다. 사과, 자두, 살구 등은 에틸렌이 많이 발생하는 동시에 에틸렌에 민감하다. 이로 인해 스스로 숙성·노화를 촉진시킨다.
과일을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사과, 복숭아 등 에틸렌 발생량이 많은 과일과 다른 과일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상처가 생긴 과일, 병충해에 걸린 과일 역시 에틸렌이 많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보관 전에 골라내도록 한다. 과일을 공기를 차단하는 식품용 랩 등으로 개별 포장한 뒤 저온에서 보관하면 에틸렌 발생이 감소해 채소·과일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