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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1인 가구의 기도 폐쇄 대처법
오상훈 기자
입력 2023/01/19 08:00
이물질에 의해 기도가 막혔을 때도 그렇다. 응급조치법으로는 하임리히법이 있다. 순간적으로 명치 부근을 눌러 발생한 압력으로 이물질을 밀어내는 방법인데 혼자서는 어렵다. 타인이 뒤에서 강하게 끌어당기면서 실시해야 해서다.
기도의 입구에는 후두덮개라는 게 있다. 숨을 쉴 때는 열려 있다가 무언가를 삼킬 때 닫힌다. 그런데 몇 가지 상황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취했을 때 ▲허겁지겁 먹을 때 ▲말하거나 크게 웃으면서 먹을 때 ▲틀니를 착용해 음식물의 크기를 감지하지 못할 때 등이다. 이때 직경이 큰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면 기도 폐쇄가 발생할 수 있다.
기침이 난다면 다행이다. 기도가 완전히 막히지 않은 부분 폐쇄이기 때문이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기침을 너무 많이 시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은 “기도가 막히면 안절부절 못 하거나 제정신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이물질을 뱉기 위해 기침을 세게, 반복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데 이러면 기도의 점막 조직이 부어서 그나마 남아 있던 틈까지 막아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도 부분 폐쇄 시 가장 중요한 건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호흡곤란이 나타나지만 숨은 쉴 수 있다. 질식사로 이어지지는 않으므로 침착하게 119에 전화하고 기다린다. 이물질이 눈에 보이면 제거를 시도해볼 수 있겠지만 대부분 보이지 않을뿐더러 더 깊이 넣어버릴 수도 있으므로 자제한다.
기침이 나오지 않는다면 기도가 완전히 폐쇄됐다는 뜻이다. 순식간에 정신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최한조 교수는 “기도가 완전히 폐쇄되면 기침뿐만이 아니라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며 “1~2분, 길어봤자 3분 정도 의식이 유지되는데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므로 119에 전화만 건 다음 주변인을 찾는다. 1분 내에 하임리히법을 시도할 만한 주변인에게 닿을 수 없다면 최후의 방법으로 혼자서라도 시도한다. 상체를 숙인 상태에서 뭉툭한 책상 모서리나 의자의 등받이 부분을 명치와 배꼽 사이에 위치시킨 다음 강하게 주저앉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예방법이다. 최한조 교수는 “기도 폐쇄는 뇌경색 및 연하장애를 겪은 고령자에게서 잘 발생한다”며 “젊은 사람은 비교적 기도 폐쇄를 겪을 가능성이 낮은데 그나마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스테이크 같은 걸 크게 썰어서 먹을 때 발생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취했을 때도 주의하는 게 좋다. 박억숭 센터장은 “음주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며 “수면 시 역류하는 위산 등도 기도 폐쇄의 위험인자이므로 알코올은 항상 주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