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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열린 제24회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 참가자들이 바다 수영을 즐기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지난 1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선 ‘제24회 서귀포 겨울바다 국제펭귄수영대회’가 개최됐다. 사람들이 희망찬 한해를 다짐하며 수영하는 모습은 한여름 해수욕장을 연상케 했다. 그런데, 아무리 준비운동을 했더라도 갑자기 찬물에 뛰어들면 위험하지 않을까?

엄동설한에 찬 물에 들어가면 체온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이러면 우리 몸은 더 이상 외부로부터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량을 줄인다. 그러나 각 장기에 전달되는 혈액 공급량까지 줄일 수는 없다. 심장이 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심박 수와 혈압을 증가시키는데 부정맥이나 고혈압 환자들에겐 심장마비가 올 정도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 목욕탕에선 고령자들이 냉수마찰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했다. 부정맥 환자는 잠깐도 위험할 수 있다. 미국에서 부정맥을 앓고 있던 축구 코치가 ‘게토레이 샤워’를 받고 사망한 사례가 있기도 했다. 게토레이 샤워는 스포츠계에서 세레모니 일환으로 게토레이 음료와 얼음이 든 양동이를 뒤집어쓰는 행위를 뜻한다.


이상지질혈증이나 동맥경화증을 앓는 사람들도 위험하다. 이들의 관상동맥 내벽엔 LDL 콜레스테롤 등의 지질이 침착해있을 가능성이 크다. 혈관 속 지질, 석회질 등은 동맥경화반이라고 해서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낮은 기온이나 스트레스 등에 노출되면 갑자기 혈관이 수축하면서 터질 수 있다. 이러면 지질 등이 혈액의 혈소판과 만나 혈전을 형성하고 이게 혈관을 막으면 심근에 영양소, 산소 등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괴사한다.

젊거나 질환이 없는 사람이 찬물에 들어갔다고 심장마비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 다만 저체온증은 경계하는 게 좋다. 겨울철 제주 바다의 수온은 약 15도인데 기대 생존시간은 1~6시간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크므로 증상을 확실히 알아두는 게 좋다. 근육이 수축하면서 몸이 덜덜 떠는 오한은 저체온증의 아주 초기 증상이다.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면서 멍해지고 잠이 오며 말이 어눌해지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