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 [잘.비.바]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강병호 위원(삼육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46편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어릴 때 살은 나중에 다 키로 간다’는 말은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체지방 증가로 살이 쪘다가 키가 급성장하며 자연스레 체형이 정상화되는 과정을 일반화하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다.

불과 반세기 전, 모두가 배고프던 시절에는 살찐 아이가 부유한 집 아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사회, 경제적인 수준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영양 과잉의 시대가 됐다. 2019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 통계 발표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중 과체중 이상 비율은 25.8%로 최근 5년간 매년 1%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 19로 인해 생활방식에 많은 변화가 나타남에 따라 체중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니라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조직으로 인해 과체중이나 대사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지방세포의 크기만 증가하는 성인비만과 달리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함께 증가한다. 어릴 때 지방세포가 과도하게 늘어나면 이후 체중 감량을 하더라도 세포의 크기만 축소될 뿐 증가한 지방 세포의 수는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소아비만이 있는 경우 높은 확률로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아청소년기의 비만은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심장 혈관질환, 지방간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므로 성장기 비만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나치게 쌓인 지방이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또래보다 2차 성징이 빠르게 나타나는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비만한 아이들이 또래보다 키가 큰 경우가 많아 부모님들은 발육상태가 좋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는 성조숙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비만의 경우 정상 체중에 비해 6개월에서 1년 정도 사춘기 시작이 빠르다는 것이 연구로 증명되고 있다. 사춘기가 빨리 오는 경우 성장판이 그만큼 빨리 닫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는 일견 잘 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성인 키는 오히려 작을 수 있으므로 정상 범위의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키 성장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정서적·심리적 위축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외모에 민감한 요즘 또래집단 사이에서 비만한 소아청소년은 따돌림을 당하기 쉽다. 그로 인해 부정적인 신체상, 낮은 자아존중감, 우울증, 신체화장애와 같은 정신건강문제가 유발될 수 있으며 성격과 사회성, 대인관계 형성 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할 경우 유치원이나 학교 가는 것을 거부하거나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과 조절이 필요하다.

적절한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 행동 요법을 병행하여 꾸준한 체중 관리와 합병증 관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비만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성장을 고려해야 하므로 단순 체중 감량이 아닌 비만도 감소를 목표로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로 구성된 저열량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삼시 세 끼를 반드시 챙겨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텔레비전 시청이나 컴퓨터 사용은 하루 1~2시간으로 제한하고 매일 30분 이상 걷기운동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아비만은 호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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