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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위독해지기 전… AI가 경고 신호 보낸다
이해림 기자
입력 2022/12/08 17:15
AI의료기기 ‘에이아이트릭스 바이탈케어’ 출시
바이탈케어는 일반병동 환자의 급성 중증 이벤트(사망, 중환자실 전실, 심정지)와 패혈증 발생 위험을 각각 상황 발생 6시간, 4시간 전에, 중환자실 환자의 급성 중증 이벤트는 발생하기 최대 6시간 전에 알릴 수 있다. 환자의 상태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기 전에 응급상황을 예측함으로써 의료진이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병원에선 환자의 혈압, 맥박, 호흡, 체온, 의식 수준 등을 기초로 산출하는 조기경보점수인 MEWS와 NEWS로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정경수 교수는 “MEWS와 NEWS등 기존 지표는 환자의 상태가 나빠졌다는 것만 알릴 뿐, 나빠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반면, 바이탈케어는 환자의 상태가 왜 나빠지고 있으며 어떤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지 의료진이 판단하는 데 참고할 근거자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각각 입원환자 6만 9779명, 2만 474명을 대상으로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일반병실의 급성 중증 이벤트(사망, 중환자실 전실)와 패혈증 ▲중환자실 사망 예측 정확도에서 바이탈케어가 MEWS·NEWS를 앞지르는 것이 확인됐다.
바이탈케어와 같은 AI 의료기기가 도입되면 더 효율적인 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경수 교수는 “전문의 한 명이 생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 응급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되기까지 약 10년의 수련이 필요하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AI는 이 과정에서 생기는 의료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바이탈케어를 도입한다고 해서 의료진에게 추가 업무가 더 생기진 않는다. 기존 위기 경보 시스템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병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바이탈케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로 허가받은 후,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를 신청한 상태다. 평가 유예가 확정되면 1년 250일 동안 비급여로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 앞으로의 급여 전환 계획에 관해 에이아이트릭스 김광준 대표는 “환자·의료진·투자자·회사 사이에서 이해관계를 조율해, 최대한 환자들의 건강 회복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