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 비만 예방에는 효과 있을까? [잘.비.바]

대한비만학회 학술영양위원회 김성은 위원(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45편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 미생물)+게놈(genome, 유전체)의 합성어로 생명체,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과 이들의 유전정보와 함께 미생물을 구성하는 요소,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 그리고 더 나아가 주변 서식환경을 포괄하는 용어로 정의되고 있다. 사람의 경우 구강, 호흡기, 피부, 위장관, 생식기 등에 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한다. 그 중 우리의 위장관에 가장 많고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존재하여 지금까지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음식물 소화, 영양소 흡수, 비타민 합성, 면역체계 등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보다 다양한 대사물질을 만들어내어 건강 유지를 위한 여러 생리과정에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다. 반대로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감소는 비만과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 염증성 장질환과 알러지와 같은 면역질환, 그리고 암, 자폐증, 치매 등 여러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2006년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진이 비만인 사람들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이 마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밝혀졌다. 이후 같은 연구진은 2013년 사이언스에 일란성 쌍둥이(유전자 정보가 동일하고 한 명은 정상체중, 다른 한 명은 비만)의 대변을 무균 쥐에게 각각 이식하자 비만 쌍둥이의 대변을 이식받은 쥐가 정상체중 쌍둥이의 대변을 이식받은 쥐보다 빠르게 체중이 늘어 비만이 된다는 결과를 보고하여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비만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바람직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비만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도 중요함을 의미한다. 식습관은 우리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많은 연구들을 통해 정제된 탄수화물, 가공식품, 육류 중심의 식이섬유소 함량이 적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미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식이섬유소를 섭취하면 우리 체내 소화효소에 의해 소화되지 못한 채 대장으로 이동하고, 장내 서식하는 미생물은 이들 식이섬유소를 발효시켜 단쇄지방산을 만든다. 이렇게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 단쇄지방산은 대장 점막세포에 에너지를 제공하고 대장 점막을 유지하며 면역세포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우리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쇄지방산을 만들어내는 유익균들에게 좋은 먹이를 제공하는 섬유소를 프리바이오틱스라고 한다. 따라서 프리바이오틱스가 많이 함유된 과일, 채소, 콩, 통곡물, 해조류 등을 통해 다양한 식이섬유소를 섭취하는 것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을 유지하고 대장 점막을 보호하는데 바람직하다. 한편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뿐만 아니라 식사시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져,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을 유지하고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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