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혈관 2高' 엎친 데 덮친 격 사망 위험 치솟는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콜레스테롤, 세포막 구성하는 체내 필수 성분 특수 운반체 LDL·HDL 타고 몸 곳곳 이동해 산화에 취약한 LDL, 혈관 내막에 쉽게 축적 혈관 좁고 딱딱하게 만들어… 혈압 상승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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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은 혈관 '2고(高)'로 불리며, 혈관 건강을 악화하는 심각한 위험 요인이다. 하지만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 2.5명 중 1명이 이상지질혈증을 앓을 정도로 흔하다. 두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 고혈압 환자의 72.1%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며, 약 37%의 고혈압 환자가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함께 받는다는 통계 결과가 있다. 문제는 두 질환을 동시에 앓으면 각 질환이 서로에게 악영향을 미쳐 혈관이 더 빠르게 손상되고,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콜레스테롤과 고혈압, 서로 악순환 유발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며, 호르몬을 만들고, 비타민D의 체내 합성을 돕는 필수 성분이다.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통해 세포와 조직에 전달되는데, 이때 LDL과 HDL이라는 특수한 운반체를 타고 이동한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몸 곳곳에 실어 나르는 '수송 트럭' 역할을 하고, HDL은 사용하고 남아 혈관 내막에 쌓여 있는 콜레스테롤을 치우는 '청소 트럭' 역할을 한다. LDL은 크기가 커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실어 나를 수 있지만 산화(酸化)에 매우 취약하다. 콜레스테롤을 잔뜩 실은 채 산화된 LDL은 혈관 내막으로 들어가 백혈구의 먹이가 되고,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막에 그대로 쌓인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콜레스테롤의 무덤이라 불리는 '플라크'가 만들어지고, 플라크에 의해 혈관은 계속 좁고 딱딱해진다. 문제는 좁은 혈관으로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심장이 무리해서 펌프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혈압이 높아진다. 실제 미국심장협회는 고혈압을 '혈액이 혈관벽을 밀어내는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로 정의한다. 고혈압에 의해 혈액이 높은 압력으로 혈관벽을 계속 자극하면 혈관은 손상을 입고 손상 부위에는 콜레스테롤이 더 쉽게 달라붙어 쌓인다. 결과적으로 혈관은 더 좁아지고 혈압은 계속 높아지는 등 혈압과 콜레스테롤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4배로 급증하기도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유병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급격히 높인다. 일본인 7만3916명을 대상으로 15년의 추적 관찰을 통해 심혈관질환 사망에 대한 혈압과 콜레스테롤의 복합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20㎎/㎗ 이상으로 높은 사람은 수축기 혈압이 20㎜Hg씩 높아질 때마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5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수축기 혈압에 따라 네 개의 그룹(120㎜Hg 미만, 120~139㎜Hg, 140~159㎜Hg, 160㎜Hg 이상)으로 나누고, 총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서도 네 개의 그룹(180㎎/㎗ 미만, 180~ 199㎎/㎗, 200~219㎎/㎗, 220㎎/㎗ 이상)으로 나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이 160㎜Hg 이상이면서 총 콜레스테롤이 220㎎/㎗ 이상으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가장 높은 사람들은 혈압이 정상 범위에 있으면서 총 콜레스테롤 180㎎/㎗ 미만인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4.39배로 더 높았다. 또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가장 높은 그룹의 뇌졸중 사망 위험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가장 낮은 그룹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런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65세 미만에서 더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아시아인의 경우 콜레스테롤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때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고혈압의 악영향이 더 심하며, 고혈압 역시 콜레스테롤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