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생명의 고속도로 '혈관' 10대부터 늙는다고?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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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전세계 사망원인 1위는 혈관질환이다. 길고 긴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질병 때문에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우리 몸 구석구석에는 12만㎞의 혈관이 깔려 있다. 지구를 두 바퀴 반 도는 길이다. 모세혈관이 가장 길고, 동맥과 정맥의 길이는 같다.

혈관은 16세가 지나면서 노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혈관질환인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20대에서 5명당 1명 꼴로 앓고 있다. 혈관은 일단 노화되면 되돌릴 수 없다. 막힌 혈관의 극히 일부분을 스텐트 삽입으로 넓히거나 혈관 내막에 들러붙은 노폐물(죽상반)을 잘라내는 수술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늙어서 탄력을 잃고 딱딱해진 혈관 조직을 전체적으로 교체하거나 젊게 만드는 방법은 없다. 인공혈관을 부분적으로 이식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인공혈관은 혈관 내피가 없어서 혈전이 들러붙는 것을 막지 못한다. 동맥 중에서도 굵은 혈관에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

혈관 중에서 동맥은 높은 혈압 부담 때문에 혈관 내벽이 잘 손상된다. 심장은 혈액을 1분당 2.5~3.5L씩 동맥으로 빠르게 뿜어낸다. 동맥에는 혈액을 필요한 곳에 보내기 위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평활근이 있다. 동맥 벽이 손상되고 노폐물이 쌓이면 평활근이 딱딱해진다. 이것이 동맥경화증이고, 노화가 계속되면 협심증과 뇌졸중 등이 된다.

동맥과 정맥은 노화로 나타나는 질병이 다르다. 정맥은 혈압이 낮고 혈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혈관 손상으로 인한 노화는 별로 없다. 또, 정맥에는 평활근이 없기 때문에 '정맥경화증'은 아예 생기지 않는다. 반면, 정맥은 '기운이 빠져서' 느릿느릿 도는 정맥피가 중력을 거슬러 심장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밀어주는 판막을 갖고 있다. 노화로 판막이 손상되면 하지정맥류가 생기고, 혈액 순환이 안 돼 혈전증이 발병한다.

모세혈관은 혈액이 싣고 온 산소를 혈관 바깥 인체 조직에 보내고,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는 장소이다. 모세혈관은 매우 얇은 한 겹의 내피세포로 만들어져 모세혈관은 잘 터지고, 쉽게 아문다. 모세혈관 노화로 인한 질병은 눈의 망막과 신장의 사구체 등 모세혈관이 밀집한 곳에서 주로 생긴다.